"300홈런은 까마득한 기록이죠. 이제 56개를 쳤을 뿐인데…."
NC 간판 타자 나성범(26)이 팀 선배 이호준(39)의 최고령 300홈런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꺼낸 말이다. 그는 "이승엽(삼성) 선배의 400홈런도 엄청난 기록이지만 이호준 선배의 기록도 정말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13년 1군에 뛰어든 나성범은 차세대 홈런 타자로 손꼽힌다. 대졸 신인이자 2012년 NC 입단 후 투수에서 타자 전향으로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문제를 일찍 해결했다.
1군 첫 해 14홈런을 때린 그는 이듬해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하며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올 시즌에는 초반에 잠시 주춤했지만 어느덧 3할 타율에 복귀하고 홈런도 12개를 터트리며 감을 다시 잡았다.
나성범은 3년째 중심 타선을 함께 지키고 있는 '호부지' 이호준을 자신의 교과서로 여기고 있다. '호부지'는 '호준'과 '아부지'를 합성한 이호준의 별명이다. 그는 "이호준 선배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듣는 얘기도 많다. 적지 않은 나이 그리고 몸이 성한 데도 없는데 항상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주기 위해 아픈데 참고 뛰는 것을 옆에서 지켜봤다. 나도 선배처럼 몸이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오랫동안 팀을 위해 뛰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제 겨우 나성범은 1군 3년 차 선수지만 벌써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타자로 평가 받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의 시각도 마찬가지다. 넥센 외국인 타자 스나이더는 "나성범의 플레이는 수준급"이라며 "보는 자체만으로도 즐겁다"고 말했다. LG를 떠난 한나한도 나성범의 친형인 나성용에게 "어마어마한 파워를 갖췄다"고 전하며 놀라워했다.
신예들은 또한 '제2의 나성범'을 꿈꾼다. 특히 신생 팀 kt의 기대주 문상철, 김동명, 배병옥 등이 나성범의 성공 사례를 보며 도약을 다짐했다. 이에 대해 나성범은 "내가 그런 말을 들을 정도의 선수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친 뒤 "아직 갈 길이 멀다. 단지 매 타석 집중하며 한 발 한 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사진=NC 나성범.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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