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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교' '종교학교' 간판… 年 교육비 2000만원 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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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교' '종교학교' 간판… 年 교육비 2000만원 넘기도

입력
2015.06.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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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남 곡성에 문을 연 대안학교 리버밸리국제학교는 1년도 안 돼 사라졌다. 한 교회가 세운 이 학교는 “조기유학보다 효율성이 높고, 좋은 대학에 진학할 기회를 부여하며 무엇보다 글로벌 리더를 키우는 국제형 대안학교”라며 학생을 모집했다. 학교 설립 허가를 받지 않은 미인가 상태로 운영하면서 “영어로 수업을 하고, 미국의 커리큘럼을 가르친다”며 ‘대안’학교를 빙자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위해 유치한 외국교육기관인 국제학교 간판을 내걸었다. 하지만 학생을 모으지 못한 이 학교는 방학 동안 한 달 과정의 고가 영어캠프를 운영하다 교육 당국에 적발된 후 고발됐다.

대안학교가 난립하고 있다. 교육부 통계에 잡히지 않는 미인가 대안학교까지 포함해 250~300개 대안학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997년 최초의 전일제 대안학교인 산청간디학교가 들어선 후 너도나도 대안학교 설립에 나선 결과다. 이러면서 공교육 대안으로 출발했던 전통적 대안학교와 변종 대안학교의 이원화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교육부가 미인가 대안학교 170곳을 조사한 결과 이들 학교의 연평균 학비는 620만원(입학금, 수업료, 기숙사비, 급식비 포함)에 이르렀다. 일반고(175만원)의 3.5배 수준이다. 1,000만원 이상 고가 수업료로 운영되는 학교(54곳)도 27%나 됐다. 대부분 국제학교라는 간판을 내건 학교들로 연간 부담금이 2,000만원 이상인 곳도 5곳(예일크리스천학교, 한국기독국제학교, 태화국제학교, BIS캐나다, WCA)이나 됐다. 주로 종교ㆍ선교, 외국어 등 국제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변종 대안학교였다. 입학금을 1,000만원씩 받거나 골프, 승마, 펜싱 등을 체육활동으로 하는 이런 학교들은 귀족학교라고 부를 만한 곳들이다.

비싼 학비 논란은 변종 대안학교에만 그치는 얘기는 아니다. 교육부가 최근 교육청을 통해 대안학교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회계 관리가 엉망이라는 말도 들린다. 사실 전통적 대안학교라도 미인가의 경우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데다 소규모 학급에 체험활동 위주 수업을 유지하기 위해 적지 않은 교육비를 받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금산간디학교의 경우도 도시 학생들이 학원 2, 3개를 다닐 때 드는 비용과 일반학교 학비를 더한 수준으로 받고 있다. 태영철 금산간디학교 교장은 “학생당 매달 40만원을 자가 부담하는 데, 도시 학생들의 교육비 부담을 따지면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2000년대 들어 대안학교가 폭증하자 교육부가 이들을 끌어안기 위해 기존의 특성화 대안학교보다 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 대안학교로서의 각종 학교(24곳)를 법제화하면서 문제가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태욱 교수는 “교육 ‘사업’을 벼르던 이들이 너도나도 대안학교 설립에 뛰어들어 귀족형, 종교편향적, 국제형 변종 대안학교가 양산됐다”고 지적했다. 권영은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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