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2003년 0-1 석패 경험
안종관 감독이 내놓은 필승 해법
르 솜머 등 공격 핵심 선수 발 묶고 좌우 괴롭히면 '월드컵 8강 희망'
‘정면 승부보다는 좌우에서 기회를 엿봐라.’
12년 전 여자월드컵 대표팀을 이끌었던 안종관(49) 경신고 감독이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는 프랑스와의 16강전에 대한 해법을 내놨다.
윤덕여(54)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오전 5시 2015 캐나다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프랑스와 8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프랑스는 독일 미국에 이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위에 올라있다. 18위인 한국에 비하면 쉽게 꺾을 수 없는 상대인 것은 확실하다. 프랑스는 직전 대회인 2011년 독일에서 열린 여자월드컵에서도 4강에 오른 바 있다. 유럽지역 예선을 10전 전승으로 뚫고 올라온 기세도 대단하다.
하지만 안 전 대표팀 감독은 “프랑스와의 경기도 아주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희망을 엿봤다. 안 감독은 2003년 프랑스와의 조별리그에서 0-1로 패한 경험이 있다. 당시에도 골 찬스는 많았지만 프리킥으로 실점을 내 석패를 당했다.
12년 만에 리턴 매치에서도 수비를 두텁게 해 실점을 최소화하고 좌우에서 프랑스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전략으로 간다면 못 넘을 산도 아니라는 것이 안 감독의 설명이다. 안 감독은 “전가을(27ㆍ현대제철), 강유미(24ㆍKSPO) 등이 좌우에서 더 빠르게 움직이고 수비에도 활발히 가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팀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랭킹2위 미국과 가진 평가전에서도 끈질긴 공격 방어로 0-0 무승부를 끌어낸 바 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박은선(29ㆍ로시얀카)이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을 고려하면 조직력이 최고의 대안이다. 여자 축구 강국인 북한, 일본처럼 신체조건이 월등하지 않아도 ‘많이 뛰는 축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안 감독의 설명이다.
수비의 최전선에 있는 골키퍼 김정미(31ㆍ현대제철)의 역할도 중요하다. 김정미는 스페인전에서 여러 차례 선방으로 슈팅을 막아내며 대표팀의 16강 진출을 견인한 주인공이다. 2003년 월드컵에서도 김정미와 본선에 진출했던 안 감독은 “코너킥, 프리킥과 같은 세트 피스에서는 제공권 싸움에서 프랑스가 유리하기 때문에 김정미가 볼을 잘 처리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전을 앞두고 바닥을 쳤던 선수들의 사기도 이제는 하늘을 찌를 듯 하다. 애초에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이 목표였던 선수들은 다시 한번 8강의 기적을 꿈꾸고 있다.
한편 프랑스는 조별리그에서 멕시코를 5-0으로 제압하는 등 공격 축구를 구사한다. 조별리그 총 6골 중 3골을 책임진 르 솜머와 ‘여자 지단’이라고 불리는 미드필더 루이자 네시브가 주요 경계 대상이다. 르 솜머는 A매치 108경기에 출전해 47골을 터뜨렸고 소속팀 올랭피크 리옹에서 최근 5시즌간 무려 146골을 퍼부은 유럽 최고의 공격수다.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하는 네시브는 별명에 걸맞은 패싱력과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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