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파트와 지역단이 퀴즈대회도… 영업활동 지원하고 건의사항 개선
보장·은퇴·상속 등 국민자산 진단… 보험금 지급 기간·절차 대폭 축소
“언제나 정답은 현장에 있다. 왜나하면 고객이 그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올해 4월부터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현장사랑 캠페인’은 고객 중심 경영의 업그레이드 판이다. 소중한 고객이 회사와 만나는 일선 접점인 현장을 이해하지 않고서, 고객에게 다가설 수 없다는 얘기다. 결국 현장을 모르면 고객을 알 수 없고, 고객을 이해하지 못하면 고객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 제공할 수 없다는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현장사랑은 고객사랑
현장사랑 캠페인을 위해, 삼성생명은 최근 본사의 업무 방식을 개선했다. 본사에서는 가장 바쁜 시간인 오전 9~11시, 오후 5~6시에는 현장에 전화를 하거나 업무 요청을 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반대로 현장에서 들어오는 문의에 대해서는 본사 직원들이 최우선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현장의 문의라는 것은 대부분 고객들의 의문이나 요청에서 시작된 것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선 현장을 우대하는 게 바로 고객을 잘 모시는 일이란 얘기다.
본사 파트 한 곳과 현장 지역단 한 곳 사이에 자매결연을 맺도록 한 것도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본사 직원들이 1대 1로 연결된 지역단을 방문해 영업활동을 지원하고, 현장의 의견이나 건의사항을 수시로 들어 업무 방식을 개선하고 있다. 본사의 일하는 방식까지 현장 중심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삼성생명은 본사 임직원과 현장 관계자들이 함께 보험 관련 지식을 넓혀 가는 기회도 제공한다. 현장은 본사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핵심 고리 역할을 하는데, 본사 직원과 현장 직원 사이에 거리감이 생기면 그만큼 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멀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사 직원과 현장 직원들은 삼성생명이 판매하는 보장성 및 연금 상품을 공부하고 상품 관련 테스트를 치렀고, 온라인 상에서는 ‘도전 골든벨’ 형식의 부서 대항 상품 퀴즈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영업 현장을 지원하는 96개 본사 파트와 154개 지역단이 문제를 풀어 순위를 정하는 이벤트였는데, 30개의 문제를 풀다 틀리면 그 순간 도전이 마무리되는 형태였다. 만점 부서가 나올 정도로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본사 임직원들은 변액보험 판매관리사 시험과 컨설턴트 등록 시험에 응시해 자격증을 취득하고 있다. 보험 영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개 자격증을 취득하는 경험을 본사 임직원들도 함께 해 보자는 취지다.
삼성생명의 때 아닌 공부 열풍엔 김창수 사장도 동참했다. 그가 직접 생명보험협회 주관 컨설턴트 시험장에 수험생으로 등장한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달 8일 “보험회사 임원으로서 컨설턴트의 눈으로 현장을 바라보기 위해 왔다”며 시험에 응시했다.
삼성생명 본사 직원들은 전국민 자산진단 캠페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전국민 자산진단 캠페인은 보장ㆍ은퇴ㆍ금융ㆍ상속자산 등 인생의 4대 자산을 분석해 개인의 자산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인데, 본사 직원들이 직접 고객 입장에서 본인의 자산진단을 해 보는 것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현장사랑 캠페인을 통해 현장을 이해하고 현장과 소통하면서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보험금 당일 지급 비율 50% 이상
현장사랑 캠페인이 고객과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기 위한 노력이라면, 2012년 7월부터 추진해 온 ‘고객사랑 지급서비스’는 고객이 보험금 수령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의 결과다. ‘보험료를 내기는 쉬워도, 보험금을 받기는 어렵다’는 보험소비자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접수ㆍ심사ㆍ지급ㆍ사후관리 등을 관리해 보험금 지급 기일을 단축했다.
삼성생명은 보험금의 신속한 지급을 위해 전산 만으로 심사를 끝내는 전산심사시스템을 확대했고, 본사가 아니라 고객 창구에서 직접 심사를 진행해 보험금 청구 당일 지급 비율을 50%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 24시간 내 지급률로 보자면 업계 최고 수준인 75%에 달한다. 이 서비스가 시행되기 전 당일 지급 비율이 20% 수준이었던 것에 비추어, 비약적으로 속도를 높인 것이다.
사망보험금 지급 속도도 높였다. 사망진단서 등을 제출하면 하루 안에 3,000만원 한도 안에서 사망보험금을 일부 받을 수 있게 했는데, 통상 사망보험금 지급에 2~3주가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소요 기간이 대폭 단축된 것이다.
속도만 높인 것이 아니라 보험금을 받는 절차도 훨씬 쉽게 만들었다. 보험금 지급만을 전담하는 콜센터(1577-4118)를 개설했고, 컨설턴트가 고객을 대신해서 보험금을 접수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회사 관계자는 “고객은 회사가 존립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며 “모든 제도와 업무 절차를 회사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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