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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협력업체 고사, 먼산 불구경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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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협력업체 고사, 먼산 불구경 안돼

입력
2015.06.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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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공 잊지 말아야

지역 금형업체 체질개선도 필요

홀로서기 할 때까지 배려 절실

“갤럭시 시리즈 성공 뒤에는 구미지역 협력업체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습니다. 메르스 공포보다 더한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 업체들을 그냥 내버려두면 안됩니다” 정준오(56ㆍ사진) 한국폴리텍대학 구미캠퍼스 컴퓨터기계공학과 교수는 ‘갤6 메탈케이스 채택에 지역 협력업체 ‘눈물’’보도(본보 6월 17일자 27면)와 관련, “구미지역 협력업체들의 현실은 기사내용보다 훨씬 참담하다”며 “ 지금처럼 삼성전자 와 구미시 등이 먼산 불구경 하듯 손 놓고 있다가는 구미경제에 큰 홍역을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스마트 폰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애플과 세계시장을 두고 경쟁하기까지는 짧은 신제품 발표 주기, 다품종 개발 등 피나는 노력이 있었고 여기에는 군말 없이 납품을 맞춘 협력업체들의 공도 크다”라고 강조한 뒤 “삼성이 직접 생산체제를 갖춰도 인력이 필요한 만큼, 상생 차원에서 일부 가공을 기존 협력업체에 맡겨 이들이 문닫지 않고 새로운 일감을 찾아 독립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난 해 말 개발 중이던 갤럭시S6가 메탈케이스로 갈 것이란 추측보도가 쏟아져 지역 업계도 술렁였지만 협력업체들이 대책을 세우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었고, 더구나 일부 업체는 메탈케이스 가공에 맞춰 공장을 증축하고 가공기계를 준비한 것으로 안다”면서 “협력업체가 다른 회사의 일을 받는다든가 하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로 원청 한 곳만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고려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정교수는 해결책으로 삼성전자는 물론 구미시와 정치권이 함께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 이유로 기업이 이윤을 위해 움직이는 데는 이의가 없고 대기업 협력사들이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구미 경제를 받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교수는 “구미시가 신세대 먹거리 창출을 위해 탄소섬유산업에 열성을 보이는 것은 환영할 일이나 기존 업체들 생사가 달린 상황에는 다소 무심했던 것 같다”고 말한 뒤 “산단공도 지역업계 동향을 읽어 미리 대책을 강구하고 업체들에 경고를 보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대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물량이 모두 베트남 공장으로 간다면 지역 중소협력기업들도 함께 움직이게 돼 자연스레 베트남에 기술이전이 될 것이고 이는 새로운 경쟁자를 만드는 국부유출로 볼 수 있다.국내 업체들이 대기업을 따라 너도나도 중국에 진출한 결과 너무 쉽게 우리 기술이 유출된 경험을 상기해야 한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구미시가 이번 협력업체들의 대책마련은 물론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대구시는 보쉬사를 유치함으로써 관련 금형업이 더욱 활기를 띠게 됐다. 구미시도 이미 포화상태에 접어든 모바일 금형이 아닌 자동차 금형, 인공 뼈 금형 등으로 인프라를 전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만 그 때까지 지역 업계들의 숨이 끊어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의 배려가 필요하다.”

그는 대기업 의존형 경제 구조 개선만이 궁극적으로 살아날 길이라는 결론과 함께 이 구조가 순식간에 무너지지 않도록 삼성전자와 구미시의 배려가 필요하다 주장했다.

정교수는 지난 16일 열린 ‘대경권 금형산업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금형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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