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가 합성한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일베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합성 이미지 등으로 자주 도마에 오르는 커뮤니티다.
지난 16일 KBS ‘지구촌뉴스’가 말미에 날씨를 전하는 과정에서 내보낸 화면이 문제가 됐다. 한국과 미얀마의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 경기 장소인 태국 방콕의 날씨를 전하는 순간 화면에는 ‘일베’에서 합성한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월드컵 엠블럼 이미지가 버젓이 등장했다.
KBS 한 관계자는 “그래픽 담당자의 실수로 공식 엠블럼이 아닌 이미지를 사용했다”며 “앞으로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KBS는 인터넷의 다시보기 서비스 등에서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했다.
KBS는 지난해 11월 KBS2 ‘개그콘서트’의 ‘렛잇비’ 코너에서 일베를 상징하는 ‘베충이’ 인형이 삽입된 이미지를 사용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권고’ 제재를 받았고, ‘사둥이는 아빠딸’ 코너에선 일베가 사용하는 ‘김치녀’라는 대사를 사용해 물의를 빚었으며, ‘부엉이’코너에서도 부엉이 바위를 등장시켜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희화화하는 메시지를 던져 시청자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KBS 인터넷 프로그램 ‘이광용의 옐로우카드2’에서는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 엠블럼 속 구단 명칭을 ‘바이에른 무현’으로 바꾼 일베 이미지를 넣어 문제가 됐다. 심지어 KBS는 여성을 비하하고 지역의 차별적 발언을 일삼던 일베 출신 기자를 채용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한편 MBC ‘뉴스데스크’ ‘섹션TV 연예통신’, ‘기분 좋은 날’ 등과 SBS ‘8 뉴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등도 일베가 만든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사진을 사용해 방통심의위로부터 수 차례 제재를 받았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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