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통신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5인치 스마트폰과 데이터 중심 요금제 등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정착하게 된 것.
■ 5인치 스마트폰 대세…페블릿 생태계 구축
불과 3년전까지만 해도 5인치 스마트폰은 이른바 '미니 태블릿'이라고 불릴 만큼 생소했다. 3.5인치의 애플 아이폰은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안드로이드 폰도 5인치 미만의 규격으로 통일된 모습을 보였다.
▲ 서울 시내의 한 휴대폰 매장에 다양한 스마트폰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5.5인치의 대화면을 탑재한 '갤럭시노트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경쟁사들도 점차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넓히기 시작했다. 4인치로 대응했던 애플도 점유율 보존을 위해 5인치 아이폰을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글로벌 제조사들의 주력 스마트폰을 살펴보면, 모두 5인치 이상의 화면을 채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6'(5.1인치), 애플의 '아이폰6 플러스'(5.5인치), LG전자의 'G4'(5.5인치) 등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중간 크기인 '페블릿(Phablet, Phone+Tablet)' 중심의 생산 구조가 정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자들도 5인치 이상의 화면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스마트폰 화면 크기 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장 선호하는 디스플레이 크기로 5인치(23%)를 꼽았다. 5.3인치와 5.5인치를 선호하는 응답자들이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 소비자도 5인치 이상의 큰 화면을 선호한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관계자는 "높은 해상도와 넓은 화면을 자랑하는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며 "5인치 이상의 페블릿을 중심으로 시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됐다"고 말했다.
■ '데이터 중심 요금제 300만 시대'의 허와 실
지금까지 스마트폰 요금제는 이동통신사별로 다르게 운영됐다. 비싼 요금과 들쭉날쭉한 체계로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 이동통신 3사가 출시한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 수가 300만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KT 모델들이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소개하는 모습. KT 제공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들은 월 2만9,900원에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이용하고, 데이터 제공량을 선택하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바로 '데이터 중심 요금제' 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는 지난 17일 기준 현재 300만명의 가입자를 돌파했다. 출시 한 달만에 빠르게 통신 시장에 안착했다는 반응이다. 새 요금제는 지난달 8일 KT가 포문을 연 뒤 LG유플러스(15일), SK텔레콤(20일) 순으로 출시됐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이 약 170만명으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했다. 같은 기간 KT는 약 81만명, LG유플러스의 경우 약 55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타사 요금이 출시될 때마다 요금제를 수정하고, 부가서비스를 추가하면서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한 여론조사 기관이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통신비 인하효과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77.2%가 "효과가 없거나 미미한 수준"이라고 답했다.
부가세를 제외하고 요금제를 공시하다보니 실제 가입시 부담금 차이가 크다는 것. 실제로 가장 저렴한 2만9,900원 요금은 부가세를 포함해 3만2,890원이다. 제공하는 기본 데이터도 300MB 수준으로 터무니없이 적다는 의견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해 출시된 요금제라는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라며 "해당 요금제 가입자가 300만을 넘어선 만큼 고객들이 진짜 원하는 요금이 무엇인지 돌이켜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 VoLTE 활성화, 고품질 통화 가능할까
이달 말부터 선명하고 안정감 있는 음성통화가 가능해진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협약을 맺고 'HD Voice(VoLTE) 망 연동 계획'을 발표했다. 'VoLTE(voice over LTE)'는 4세대(4G) LTE 망을 통해 보다 선명한 음성통화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다.
▲ 통신사와 관계없이 이용가능한 'HD Voice' 서비스가 이달 말부터 시범 운영된다. 사진은 SK텔레콤 직원들이 'HD Voice' 연동 서비스를 점검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기존 같은 망 사용자끼리만 가능했던 관련 서비스는 이달 말부터 통신사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통신사들은 다음달 31일까지 시범사업을 거쳐, 이르면 8월부터 본격 상용화에 들어갈 예정이다.
SK텔레콤은 'HD Voice'(VoLTE)를 통해 'T전화'의 선명도와 연결시간을 단축하고 전용 '스마트 착신전환'(가칭)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스마트 착신전환은 HD Voice 이용자가 스마트폰이 아닌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TV 등을 이용해 통화하는 서비스다. 유심(USIM)이 없어도 이용 가능하다.
KT도 기가(GiGA) LTE, 올레 팝업콜 등 기존 서비스에 VoLTE를 적용하고, 순차적인 상용화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를 통해 관련 융합 서비스에 주력하면서 다양한 망 연동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HD Voice 이용자 700만명 돌파를 기념하면서 보다 높은 대역폭을 활용할 예정이다. 차세대 음성 코덱도 탑재해 새로운 VoLTE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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