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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입법회, 중국에 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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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입법회, 중국에 반기

입력
2015.06.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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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28표 찬성 8표 압도적… 친중국인사 30여명 표결 불참

2017년 선거 도로 간선제 가능성 "직선제 더 멀어져" 우려 목소리도

홍콩 국회 격인 입법회에서 18일 "2017년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이 부결되자 입법회 앞에서 시위 중이던 범민주화 진영 시위자들이 만세를 부르며 기뻐하고 있다. 시위대는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노란 우산과 '나는 정말 올바른 선거를 원한다'라고 쓴 옷을 입고 이번 시위에 참여했다. 홍콩=AP 연합뉴스
홍콩 국회 격인 입법회에서 18일 "2017년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이 부결되자 입법회 앞에서 시위 중이던 범민주화 진영 시위자들이 만세를 부르며 기뻐하고 있다. 시위대는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노란 우산과 '나는 정말 올바른 선거를 원한다'라고 쓴 옷을 입고 이번 시위에 참여했다. 홍콩=AP 연합뉴스

홍콩이 또 다시 중국 중앙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2017년 행정장관 후보를 친중국 인사로 제한한 중국 중앙 정부의 직선제 선거안이 홍콩 의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부결된 것.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지도력에 작지 않은 상처를 입혔다.

재스퍼 창(曾鈺成) 홍콩 입법회(국회) 의장은 18일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안이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홍콩 입법회는 전날부터 선거안에 대한 심의에 착수, 이날 낮12시30분 표결을 실시했다. 표결에선 반대 28표, 찬성 8표가 나왔다. 재적 의원 70명 중 친중파 30여명이 표결 직전 휴회 등을 요구하며 회의장을 떠나 표결에 참여한 의원은 37명에 그쳤다. 이에 따라 선거안은 재적 의원 3분의 2인 47명의 찬성을 얻는 데 실패, 통과되지 못했다.

선거안이 부결됨에 따라 2017년 홍콩 행정장관으로 친중국 인사를 세우려 한 중국의 계획은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중앙 정부의 일방적인 선거안 추진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중국 중앙 정부는 2017년부터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를 도입하되 후보 추천 위원회의 과반 이상 지지를 얻은 인사 2,3명에게만 최종 후보 자격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 선거안을 마련했다. 지금까지 홍콩 행정장관은 1,200명으로 구성되는 후보추천위원회의 간접 선거를 거친 뒤 중앙 정부의 승인으로 선임이 돼 왔다.

행정장관 직선제를 주장해 온 홍콩 학생들과 범민주 세력은 중국 중앙 정부가 내놓은 선거안에 대해 행정장관 후보를 사실상 친중국 인사로 제한한 것으로, ‘가짜 직선제’라고 강력 반발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79일 동안 ‘센트럴을 점령하라’ 구호 아래 대규모 거리 점거 민주화 시위가 벌이며 진정한 직선제 실시를 요구하는 우산 혁명을 이끌어 왔다.

홍콩 주민들의 거센 저항에도 중국 중앙 정부는 원래 선거안을 고집했고, 결국 표결까지 강행했다. 이날 찬성표를 던진 의원이 8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홍콩의 반중국 정서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 동안 강경 일변도 입장을 견지해 온 중앙 정부로선 곤혹스런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중국 중앙 정부가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후보에 반중국 인사도 출마할 수 있는 진짜 직선제안을 내 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외교가의 시각이다.

이번 부결이 홍콩 민주주의 세력의 승리라고 단정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거안이 부결됨에 따라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는 종전처럼 간선제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 형식적인 직선제라 하더라도 간선제보다는 나은 것 아니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진정한 직선제로 가는 길이 더 멀어질 수도 있다.

지난해 우산 혁명으로 중국 중앙 정부에 반기를 든 홍콩 민주주의 세력은 이번 표결에서 또 다시 ‘홍콩은 중국이 아니라 홍콩’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홍콩 내 친중파와 반대파의 긴장은 앞으로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입법회 건물 밖 민주화 시위대는 선거안 부결 소식에 환호성을 지른 반면 친중 시위대는 야유를 퍼 부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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