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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발열 환자가 찾는 병원 중심, 접촉자 추적 관리 필요"

입력
2015.06.1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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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의 시작은 열병인데

폐렴에 초점 맞춘 전수 조사 한계

기침ㆍ가래는 발열 2, 3일후 나타나

열 몸살 초기 단계 관리가 효과"

18일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도서관 벽에 '메르스 극복을 위해 시민의 힘을 모아주세요'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중구 시청 앞 서울도서관 벽에 '메르스 극복을 위해 시민의 힘을 모아주세요'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자택 격리자가 6,7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메르스 초기 증상인 발열 환자가 내원하는 병원 중심으로 접촉자 추적 관리를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염자에게 노출되거나 접촉한 사람을 전수 조사해 추가 감염을 막는 현재의 봉쇄정책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정된 인력으로 수천명의 접촉자를 추적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이며, 비용 대비 효과도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18일 임승관 아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15년 메르스 한국 유행의 분석 및 대책 제안’ 보고서에서 “지금과 같은 접촉자 추적 관리 방법으로는 메르스 유행을 차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보건당국이 추적 조사로 환자 모두를 찾아낼 수 없는 만큼, 환자가 초기 증상 문의 차 내원하는 병원 중심으로 접촉자 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건당국이 폐렴 환자 전수 조사를 하는 등 현재 메르스 통제 대책은 폐렴 진단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임 교수가 주목하는 건 메르스 초기 증상인 발열이다. 실제 대한감염학회가 조사한 메르스 환자 45명의 임상양상(복수응답)을 보면 내원한 환자의 89.6%가 체온이 39도 이상 오르는 발열 증세를 보였다. 메르스의 대표 증상으로 알려진 기침은 34.4%, 가래는 22.4%에 그쳤고, 근육통 22.4%, 호흡곤란 18.9%, 두통 13.9%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메르스가 폐렴 증세를 동반한다’는 예상과 달리 절반에 가까운 46.5%의 환자들은 흉부 엑스레이 촬영 때 정상으로 나왔다.

임 교수는 “메르스의 시작은 열병이지 폐렴이 아니라는 뜻”이라며 “감염자는 여지없이 열 몸살을 앓기 때문에 병원을 찾게 되고, 따라서 발열 환자가 방문하는 병원 중심으로 집중 대응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발열이 나타났던 초기 대응에 실패해 사태를 키운 대표적인 경우가 ‘잠재적 슈퍼 전파자’로 떠오른 143번 환자다. 그는 16번 환자가 입원해 있던 대전 대청병원에서 지난달 25~28일 전산 프로그램 설치 업무를 하다 감염됐고, 이달 2일부터 열 몸살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으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없어 메르스 의심 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결국 143번 환자는 12일 격리되기 전까지 무려 879명과 접촉했다.

보통 기침과 가래는 발열 증상이 있은 뒤 2,3일이 지나야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가 이동과정에서 비말(호흡기 분비물)로 타인을 감염시킬 가능성은 적다고 임 교수는 설명했다. 이때는 바이러스가 환자의 혈액 속에 있는 상태라 체외 배출이 거의 없다는 게 학계의 견해다.

그는 “‘개미 한 마리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당위만 앞세워서는 한정된 현장 인력의 피로감만 높이고, 추적 관리마저 느슨해질 수 있다”며 “메르스 사태 한 달을 앞둔 상황에서 추적자 관리에 필요한 건 효율성”이라고 지적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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