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사옥. 연합뉴스
애플의 '아시아 소송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필리핀에 이어 대만 소송에서도 패소하면서 수억대의 배상금을 지불하게 됐다.
18일(한국시간) 로이터 등 해외 외신에 따르면, 대만 공평교역위원회(FTC)는 애플에 2,000만 대만달러(한화 약 7억2,000만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애플이 대만 이동통신사의 아이폰 판매에 관여했다는 것. FTC는 대만에서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기관이다.
소송은 지난 2013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FTC는 애플이 현지 통신사업자들의 아이폰 가격제한과 보조금 규모 설정 및 광고 등을 통제한 것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이는 대만 공정거래법 18조 위반에 해당한다. 애플은 이의를 제기하며 반소를 신청했고, 이날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벌금이 확정됐다.
애플이 아시아 시장에서 패소한 경험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일본의 발명가 노리히코는 아이팟의 '클릭 휠'이 자신이 발명한 제품의 특허를 침해한 것이라며 100억엔(약 1,018억원)대의 소송을 제기했다. 클릭휠은 아이팟의 볼륨 조절 부품으로 도넛 모양의 형태로 제작됐다.
2013년 9월 일본 도쿄지방법원은 특허 침해 판결을 냈고 애플은 불복하며 항소를 제기했다.
결국 일본 지적재산고등재판소는 지난해 4월 애플에게 3억3,600만엔(약 30억2,688만원)의 벌금 배상 명령을 내렸다. 애플의 특허 침해를 인정한 것이다.
올 들어 애플은 필리핀에서도 망신살을 뻗쳤다. 지난 3일 애플은 필리핀 IT 기업 솔리드브로드밴드(솔리드)를 상대로 한 상표권 소송에서 패소했다.
애플은 솔리드가 판매중인 마이폰이 자사의 아이폰과 유사한 제품명을 써서 소비자들을 현혹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필리핀 특허청은 마이폰이 2007년부터 판매돼 왔으며, 아이폰과 차별화 된 상표권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두 제품의 유사성에 의한 혼란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일각에서는 반복되는 소송 제기 및 항소가 애플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지 실추로 인한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아시아 시장에서 애플은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시장 지배력이 큰 편"이라며 "각국에서 대부분 1위 사업자 위치에 있기 때문에 소송에서도 신중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패소가 거듭되면 자칫 갑질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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