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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女월드컵 주역들 "16강 상대 프랑스, 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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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女월드컵 주역들 "16강 상대 프랑스, 해볼 만 하다"

입력
2015.06.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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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엔 “큰일났다” 후반부턴 “일 내겠다”

2003 미국 여자월드컵 주역들도 감격

안종관 감독·김진희·임은주 축하메시지

18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스다운 경기장에서 열린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과 스페인의 경기가 2대1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스다운 경기장에서 열린 2015 캐나다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한국과 스페인의 경기가 2대1 한국의 승리로 끝났다. 경기를 마친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18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타와 랜스다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캐나다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E조 3차전 스페인(14위)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여자월드컵 사상 첫 승이자 첫 16강 진출이었다. 태극 낭자들의 16강행은 그야말로 한 편의 드라마였다. 후반 33분 김수연(화천 KSPO)의 역전골이 터지기 전까지 16강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 같았다. 경기 종료 직전 스페인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는 순간에야 비로소 활짝 웃을 수 있었다. 2003년 첫 본선 진출 이후 12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2003년 미국 여자월드컵의 주역들도 감격에 겨웠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안종관(50) 경신고 감독, 한국인 최초의 여자월드컵 주심을 맡았던 임은주(49) 강원FC 대표이사, 여자월드컵 본선 첫 골의 주인공 김진희(34) 대한축구협회 경기감독관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감격의 여운일까, 그들의 목소리엔 떨림이 스며 있었다.

●안종관 경신고 감독 (2003 미국 여자월드컵 감독)

“여자월드컵 첫 승까지 이토록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몰랐다. 한국 여자대표팀의 첫 월드컵 감독으로서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12년 전 한국 여자축구는 그야말로 불모지였다. 당시 대표팀엔 육상·배드민턴·펜싱을 하던 선수들로 있었다. 한국은 아시아 여자축구의 변방에 속했고, 항상 중국과 일본, 북한에 밀렸다. 월드컵 본선 진출 차제가 기적이었던 때라 일본을 꺾고 진출한 본선 무대에서의 첫 승은 꿈조차 꾸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 때의 쓰라린 경험도 약이었다고 생각된다. 당시 뛰었던 김정미와 박은선이 이번 대회에 뛰는 모습을 보니 듬직하더라. 본인들의 무게감도 남다를 것이다. 지난 12년 사이 WK리그도 생기고, 여자 대표팀의 국제 경험이 쌓여가며 경쟁력도 높아졌다. 특히 2010년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우승과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3위의 경험도 큰 재산이었다. 이제 우리 선수들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16강 상대 프랑스가 강호임은 분명하나 해 볼 만한 상대라고 생각된다. 자신감을 갖고 상대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임은주 강원FC 대표이사 (2003 미국 여자월드컵 주심)

“한국 여자심판 최초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누볐던 2003년을 떠올리면서 우리 여자 축구의 성장을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다. 당시엔 심판인 나도, 경기를 뛴 선수들도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보며 우리 여자대표팀이 세계 무대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을 거란 생각을 했다. 물론 조별리그 3경기 동안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심했을 것이다. 이제 16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달성한 만큼 선수들이 부담을 줄이고 토너먼트에 임했으면 한다. 이번 대회를 보며 아시아 여자축구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2003년 당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팀들과 타 대륙 팀들과의 실력 차가 워낙 컸지만 지난 10여 년 간 그 격차가 완전히 좁혀졌다. 특히 한국 여자축구의 성장세는 괄목할 만하다. 2000년대 들어 이어진 투자와 경험이 서서히 빛을 보는 것 같다. 여자축구 대표 선수로 뛰었던 1990년대는 여자대표팀의 연습 상대가 없어 중학교 남자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하곤 했지만, 이제 그런 걱정은 없으니 다행이다. 16강전부터는 정신력 싸움이다. 우리 선수들의 정신력은 어느 팀에 견줘도 부족하지 않다. 프랑스와 펼칠 16강전 경기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진희 대한축구협회 경기감독관 (2003 미국월드컵 유일 득점자)

“스페인과의 전반전을 보며 ‘큰일났다’는 생각을 했다. 한 점을 먼저 내준 상태에서 선수들의 몸도 굉장히 무거워 보였다. 하지만 후반전 경기를 보니 이번 대회에서 ‘일 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후반 33분 김수연의 역전 골이 터진 뒤로는 절대 실점하지 않을 거란 믿음도 생겼다. 2003년 대회에서 함께 뛰었던 골키퍼 김정미의 투혼이 돋보였다. 종료 직전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김정미를 잘 알기에 충분히 막아낼 거란 확신이 섰다. 오늘의 감격이 상당히 오래 갈 것 같다. 16강 상대 프랑스가 FIFA 랭킹 3위라지만 우리 선수들이 부담감은 떨쳐내고, 자신감을 높인 상황이라면 충분히 해 볼 만 하다고 본다. 다만 걱정은 지소연과 박은선이다. 지소연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탓인지 상당한 부담을 안고 뛰는 듯한 모습이었고, 박은선은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모습이다. 16강전부터는 편하게 마음먹고 뛰었으면 한다. 두 선수의 실력까지 올라온다면 한국이 두려워할 상대는 없을 거라고 본다. 긴장 풀고, 제 실력만 발휘해 준다면 누구도 예상 못한 성적을 낼 수도 있을 거라 확신한다.”

김형준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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