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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귀열 영어] Some Pronunciation Differences 색다른 발음

입력
2015.06.18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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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 Listening and Speaking

8년 전 Deep South 지역인 Tennessee주 Memphis의 한 교회에서는 때아닌 발음 문제가 이슈가 됐다. 목사가 성경 구절 창세기 3장 11절의 ‘Who told you that you were naked?(누가 너의 벗었음을 네게 알렸느냐)’에서 naked를 ‘네이키드’로 읽자 부목사가 ‘네키드’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신도들도 둘로 나뉘었고 그 사이 제3의 부류에서는 baked를 ‘베익트’라고 읽듯이 naked도 유사한 철자를 가졌으므로 baked, waked처럼 ‘네익트’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경의 한 점 한 획도 함부로 바꾸거나 빠뜨려서도 안 된다는 원칙을 내세워 교회에서는 아직도 naked 발음을 놓고 논쟁과 혼란이 계속된다.

이 소식을 접한 미국인들은 도처에서 한 마디씩 거든다. Wyoming주에서 3선을 지낸 의원 Alan Simpson은 2012년 12월에 ‘강남스타일’ 춤을 추며 젊은이들에게 국가재정적자를 알리는 열성을 보였는데 83세의 나이에도 언어에 남다른 조예를 보이며 ‘naked(네이킫)’이라고 읽으면 ‘옷을 입지 않은’의 뜻이고 ‘네킫’처럼 읽으면 ‘옷 하나 걸치지 않은 채 무언가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마치 nude의 파생어 ‘nudity’가 ‘벌거벗은’의 뜻이면서 아름답고 매력적이라는 의미를 내포한 반면 ‘dudity’는 ‘남자가 벗고 있는’의 뜻으로서 별로 볼만한 게 없다는 의미로 쓰이는 것이 떠오른다. 이런 혼란은 한국인 중학생의 눈에도 신기하고 어이가 없다. 당연히 ‘네이킫’이 맞고 baked, waked의 발음도 ‘베익트’ ‘웨익트’로 해야 옳은데 영어 원어민들이 자기네 말의 낱말 발음을 놓고 갑론을박하는 것이 우습기까지 하다.

호두나무 Pecan을 두고도 발음 문제가 생긴다. 한국 사전에는 분명 2음절에 강세를 두고 ‘피칸~’ ‘피캔~’으로 나온다. 하지만 미국인 중에 첫 음절에 강세를 주어 ‘피~캔’처럼 발성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시골 출신이고 학력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피칸~'식으로 발음하면 도시풍이며 학력이 높은 것으로 이해하는 분위기다. 이런 차이는 지역 특색보다는 2음절과 3음절 중 어느 것이 편한지 식으로 정리된다.

또 다른 사례로 h음의 생략이 있다. Humor를 놓고 ‘휴머’인지 ‘유머’인지의 발음 논쟁은 출신지를 추정하는 기준이 될 정도다. 미국과 영국은 물론 다른 영어권에서는 ‘휴머’가 압도적으로 많은데 신기하게도 유럽에서 스웨덴만 영어 식 발음을 할 뿐 스페인 독일 체코 헝가리 보스니아 코로시아 덴마크 폴란드 포르투갈 등은 대부분 '후모'(humor)로 발음한다. 다만 미국에서도 New Yorker들은 유독 humor human huge 등의 단어에서 h발음을 생략하고 발성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 ‘유머’로 받아들인 것은 대중적 발음을 배운 것이 아닌 셈이다. 발음에 관한 한 어려운 단어를 힘들게 쓰려하지 말고 대중적 발음이 어느 것인지 파악해 정확히 발성하는 것이 소통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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