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마음 담긴 편지’가 1위인데, 자녀는 ‘식사대접’
일본생명보험이 오는 21일 일본의 ‘아버지 날’을 앞두고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버지가 받고 싶은 선물은 손으로 직접 쓴 편지나 이메일이 14.2%를 차지해, 식사대접이나 술 선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녀들이나 아내가 생각하는 선물로 ‘편지나 이메일’은 겨우 1%에 불과해 양측의 생각엔 큰 차이가 있었다.
1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이노우에 토모키(井上智紀) 준주임연구원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아버지에 대한 선물은 물건 그 자체뿐 아니라 메시지를 첨부해 드리는 게 환영 받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어머니의 날과 아버지의 날이 각각 따로 있다. 어머니는 5월 둘째주 일요일, 아버지는 6월 셋째주 일요일이다.
이번 조사에서 아버지가 원하는 선물로는 식사대접이 22.1%로 가장 많았고, 술 종류가 15.3%로 뒤를 이었다. 아이들이나 아내가 적합한 선물로 꼽은 것 역시 식사가 28.2%, 술이 22.4%로 상위에 올랐다. 받는 사람이나 주는 쪽 품목이 일치한 것은 아버지에겐 늘 이런 선물이 적합하다는 인식이 서로에게 굳어져 있다는 증거로 보인다. 그럼에도 아버지들에게 ‘지금까지 받은 선물 중 가장 기뻤던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자 가장 많은 답변이 ‘편지나 이메일’(23.5%)로 식사나 옷, 술 등을 넘어섰다. 아버지들은 사회적으로 자신이 흔히 받아야 할 것으로 인식되는 선물 종류와 달리, 정작 가족들에게 원하는 게 따로 있었던 셈이다. 일본 아버지들은 구체적이고 따뜻한 마음을 자신에게 표현해 줄 것을 원하고 있었다. 역설적으로 얼마나 정서적으로 외로운지, 가족에게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지를 드러내는 결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번 아버지의 날에 선물을 줄 것이라고 응답한 자녀와 아내는 지난해보다 3.8%포인트 줄어든 52.2%로 2년 연속 감소했다. 닛세이기초연구소는 지난해 소비세 증세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 조사는 지난 5월 인터넷으로 실시해 남녀 1만3,104명으로부터 응답을 받았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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