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숭용 코치(오른쪽).사진=kt 제공.
10구단 kt가 6월 최강팀으로 거듭나고 있는 원동력은 단연 공격력이다. 경기 내용도 이제는 단순히 '이기는 경기'만 이기는 것이 아니다. 16일 수원 NC전에선 창단 첫 끝내기 승리를 거두더니 17일에는 1회초 2점을 먼저 내주고도 곧바로 3점을 내 역전에 성공하며 주도권을 뺏어 대승을 거뒀다.
외국인타자 듀오가 공격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토종 선수들의 부담이 사라진 요인이 크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은 계기는 이숭용 타격코치의 배려 덕분이다. 막내 구단의 타격코치로 최악의 상황을 감수하고 조범현 사단에 합류한 이 코치는 타자들이 빈타에 허덕일 때도, 다소 엉뚱하거나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할 때도 조 감독 앞에서는 그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자청했다. 김상현이 깊은 침묵에 빠져 있을 때도, 신예 선수들이 기대에 못 미칠 때도 늘 먼저 다가가 대화로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하려 애썼다. 코치로서 당연한 덕목이기도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어렵다. 17일 1군에 복귀한 김사연은 이 코치를 아버지라고 부를 정도로 따른다. 장성호 등 베테랑선수들은 당연히 알아서 하도록 배려하고, 어린 선수들에겐 다그치기보다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마음으로 조 감독과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상하 관계를 내던진 이 코치의 소통은 kt 선수단 내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코치는 "마르테와 블랙이 없었을 때는 김상현 등 나머지 선수들이 부담감을 안고 경기를 치렀는데 이제 그 부담감이 사라져 오히려 더 좋은 타격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한 때 시즌 100패의 어두운 전망까지 나왔던 kt는 이제 역대 창단 팀 첫 3할 승률에 도전하는 팀으로 180도 바뀌었다. 그 중심은 이 코치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타자들의 뜨거운 방망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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