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유사 콜택시 업체 우버를 통해 승객을 태우는 운전자를 이 회사의 피고용인으로 봐야 한다는 미국 캘리포니아 노동위원회의 심결이 나왔다. 우버는 운전자들을 피고용인이 아니라 ‘계약을 체결한 자영업자’로 취급해 이들의 고용보험료나 사회보장세 등을 내지 않고 있으며 통행료 등 비용과 초과근무 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 우버는 이번 심결에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냈으나, 만약 이런 판단이 앞으로 법원 판결 등을 통해 확정되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매체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노동위원회는 이달 3일 ‘버위크 대 우버’ 사건에서 피진정인 ‘우버 테크놀로지스 주식회사’가 진정인 바버라 앤 버위크에게 업무 비용 3,878달러 8센트와 이자 274달러 12센트를 합해 4,152달러 20센트를 지불하도록 명령했다. 위원회는 심결문에서 “진정인은 피진정인의 피고용인이었다”며 위원회에 이번 사건의 관할권이 있다고 판시했다.
우버는 이 심결에 불복해 16일 샌프란시스코의 캘리포니아 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이에 따라 소송 서류가 다음날 공개되면서 이달 3일 내려진 노동위원회 심결이 뒤늦게 알려지게 됐다. 이 소송의 원고는 우버이고 피고는 버위크다. 우버는 자사의 사업에 대해 ‘승객과 운전자를 연결해 주는 중립적인 기술 플랫폼’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운전자가 승객을 상대로 납치ㆍ강간 등 범죄를 저지르거나 운전자가 무보험 상태에서 교통사고를 일으키더라도 이는 승객 등 피해자와 운전자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이지 우버의 책임은 없다는 것이 우버의 주장이다.
그러나 우버 운전자를 피고용인으로 봐야 한다는 이번 캘리포니아 노동위원회 심결의 내용이 만약 법원에서 확정되면 우버는 기존 택시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각종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번 심결 내용은 일단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만 적용되는 것이지만, 캘리포니아 주는 우버 본사가 있는 지역인데다가 전 세계 정보기술(IT)의 중심지이고 경제 규모도 미국에서 가장 크기 때문에 전 세계 각 지역 규제당국이 이번 심결을 선례로 참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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