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소식 전파되며 불안 확산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거주하는 40대 A씨는 지난 16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된 내용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 주변 학부모들이 모여 있는 SNS에는 “대치동 B상가 C병원에 지난주 금요일(12일) 오후 5시쯤 메르스 확진 환자가 다녀 갔고 지금 폐쇄됐다. 1층 약국에도 그 시간에 들렀다”는 내용이 찍혀 있었다. 불안감을 부추긴 것은 그 다음 내용이었다.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학원은 알림을 통해 “16일 오전 서울 모 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본원 건물의 C병원을 12일 오후4시40분에 방문, 5분간 검진한 걸로 확인됐다”고 자세히 적었다. 이어 “학부모님들 걱정이 크다는 것 잘 알고 있으나 내신준비 기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수업은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최대한 학원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소독에 신경 쓰겠다고 덧붙였다. A씨는 17일 “지난주 학교 휴업 기간에는 불안감이 그리 크지 않았는데 휴업, 휴원이 끝나니 확진 환자가 나와 메르스 공포가 현실이 된 것 같아 무섭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남 대치동과 도곡동, 역삼동 일대가 또 들썩이고 있다. 메르스 확진 환자가 이 지역을 활보했다는 소식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면서 학부모들이 술렁이고 있는 것. 앞서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확진 환자가 대거 발생하자 대규모 휴업을 이끌었던 이 지역 학부모들은 확진 환자가 지역 주민이란 소식에 더욱 불안해 하고 있다.
이 지역 학부모들의 휴대전화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SNS 알림 벨소리가 그치질 않았다. ‘C병원을 다녀 간 확진 환자는 L아파트 XX3동에 산다’, ‘세브란스 진료를 거부하고 난동을 피운 000번 환자도 L아파트 XX2동 이라고 한다’ 등의 내용이 속속 전파됐다.
적극적인 학부모들은 더 많은 정보를 찾아 퍼 날랐다. ‘일명 진료거부환자는 9일 직장에 나갔다가 그날 증상이 나타난 이후 집에서 쉬고, 부인은 27일까지 자택격리 중’, ‘3,4세 가량의 아이가 있고 아직 증상은 없는데 격리’등과 같은 소식을 전파했고, “질병관리본부 모 팀장으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이라 신뢰성이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소식들이 사실인지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도곡동 주민 D씨는 “보건소에 직접 확인해보니 C병원은 확진자가 다녀가 폐쇄된 게 맞았다”며 “주변 학부모들 모두 조마조마해하고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중고등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기말고사 기간이 다가오는데 학교나 학원을 보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불안하다”는 내용의 글들을 올리는 등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혁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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