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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머신 대부' 변호했던 박영수 전 고검장 피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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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머신 대부' 변호했던 박영수 전 고검장 피습

입력
2015.06.17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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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무혐의 처분에 앙심 품은 듯

퇴근 중이던 朴에 커터칼 휘둘러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고검장을 지낸 박영수(63) 변호사가 과거 수임한 사건 결과에 대해 앙심을 품은 6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박 변호사에게 흉기를 휘두른 건설업체 대표 이모(63)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15일 밤 9시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법무법인 사무실 앞에서 퇴근 중이던 박 변호사에게 공업용 커터칼을 휘둘러 목 부위에 12㎝ 가량의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변호사는 피습 직후 서울 강남구 소재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09~2010년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씨를 위증교사 혐의로 고소한 인물로, 고소 사건이 서울서부지검에서 남부지검으로 이송된 뒤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자 사건을 수임한 박 변호사에게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씨는 정씨로부터 횡령 등 혐의로 고소당해 2009년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구속됐고,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풀려난 이씨는 정씨가 자신의 공판에 출석한 증인에게 위증을 교사했다며 정씨를 고소했었다. 한 지인은 “박 변호사는 2,000만원을 받고 사건을 수임했지만 중도에 빠졌고 같은 법무법인 소속 다른 변호사가 주로 담당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사건 당일 이씨는 박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가 3시간가량 사건 문제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다음날인 16일 오전 4시쯤 경찰에 자수한 이씨는 조사에서 “사건 당일 박 변호사를 만나 과거 사건에 대해 실랑이를 벌이다 커터칼로 박 변호사의 목을 그었다”고 진술했다. 현재 이씨는 평소 앓고 있던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박 변호사와 이씨 모두 병원에 입원해 있어 정확한 동기 등을 조사하지 못했다”며 “양쪽이 퇴원하는 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법연수원 10기인 박 변호사는 검찰 재직 시절 SK분식회계 사건, 현대차그룹의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인수 의혹사건 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러 대형 사건을 수사한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대검 검찰연구관(21세기 기획단), 수원지검 강력부장, 청와대 사정비서관, 서울고검 차장, 대검 중수부장, 대전ㆍ서울고검장 등을 역임했다.

2009년 변호사로 개업한 뒤 법무법인 대륙아주, 법무법인 산호, 법무법인 강남의 대표를 맡아 활동했다. 2012년 8월에는 대한변협 지자체세금낭비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지난해 말 제48대 대한변협 회장 선거에 출마하기도 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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