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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에 손 내민 '옵티스'…변수 넘어야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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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에 손 내민 '옵티스'…변수 넘어야 인수

입력
2015.06.1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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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학제조업체 옵티스가 구성한 컨소시엄이 팬택(사진)의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 옵티스 컨소시엄과 팬택은 업무협약(MOU)을 맺고 인수합병 절차에 들어갔다. 팬택 제공

공중 분해될 위기에 놓였던 스마트폰 제조사 팬택 앞에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광학제조업체 옵티스와 EMP 인프라아시아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서 인수 의사를 밝힌 것. 업계에서는 해당 계약이 차질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상존하는 세 가지 변수를 잡아야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 벤처 신화에서 파산으로...가혹했던 팬택 수난기

팬택은 지난 1991년 맥슨전자 영업사원 출신의 박병엽 전 부회장이 설립한 IT 벤처기업으로 출발했다. 이듬해 팬택은 무선호출기 판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통신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팬택은 2001년 현대큐리텔과 2005년 SK텔레텍을 인수하면서 연매출 3조원의 중견기업으로 몸집을 키웠다. 한때 국내 시장점유율 2위의 강자로 군림했던 팬택은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3위 스마트폰 제조사의 명성을 이어나갔다. 그 사이 워크아웃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5년만에 졸업하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벤처 신화'로 불렸던 때도 이 시점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만 집착했던 탓일까. 팬택은 결국 지난해 2차 워크아웃을 받아들여야 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통신사 영업정지와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이어지면서 시장은 급속히 얼어붙었다. 내수 의존도가 높았던 팬택의 실적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경영상의 이유로 팬택은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팬택을 인수 의사를 보이는 기업들이 빗발쳤다. 다수의 특허권과 기술 인력을 보유했던 팬택의 명맥이 그대로 이어지는 듯 싶었다.

그러나 이어진 세 차례의 매각 시도는 번번히 무산됐다. 이유는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 절하였다. 당시 매각 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은 팬택의 청산 가치를 1,500억대로 평가했다. 인수 의사를 밝힌 대부분의 기업들은 특허권만에만 관심을 보이며 인수가를 깎아내리다 포기하고 돌아섰다.

팬택은 임직원들이 힘을 합쳐 캠페인을 벌이는 등 자구책 마련과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손을 내미는 곳은 없었다. 지난달 26일 팬택은 법정관리인인 이준우 팬택 대표이사 이름으로 법원에 기업회생절차 폐지 신청을 제기했다. 스스로 회사를 포기한 것이다.

■ 구원투수 '옵티스', 그리고 세 가지 변수

정확히 20일 후인 지난 16일 법원은 팬택에 대한 법정관리 폐지 결정을 준비하고 있었다. 판결이 내려지면 팬택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날 옵티스 컨소시엄이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팬택의 기술 인력 및 특허권을 4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팬택의 총 자산의 40%에 가까운 자금으로 김포공장 및 전국 AS 센터를 제외한 규모다.

옵티스 컨소시엄과 팬택은 이날 인수합병 업무협약(MOU)을 맺고 실사를 거쳐 다음달 17일까지 투자계약을 완료하기로 했다. 컨소시엄은 '옵티스'가 대표 인수업체로 참여하고 EMP 인프라아시아가 투자 지원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적적으로 나타난 옵티스 컨소시엄으로 인해 팬택은 다시 한 번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업무협약에 대한 변수에 대해 우려했다. 컨소시엄이 인수액의 5%에 달하는 보증금(20억원)을 납부하며 인수 의지를 보였지만,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컨소시엄과 팬택의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법원은 보증금을 몰취하는 것으로 결론 짓는다.

옵티스의 재정이 생각보다 탄탄하지 않은 점도 계약 체결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옵티스는 5,995억원의 매출과 15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자산가치 1,000억원이 넘는 기업을 인수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건이다. 또 팬택이 안고 있는 1조원의 부채도 본 계약전까지 해결해야 한다. 팬택으로썬 투자 회사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EMP 인프라아시아의 자금력을 믿을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광디스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옵티스가 팬택 인수를 통해 스마트폰 제조 사업에 착수할 것인지도 현재로썬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팬택의 명맥이 이어진다는 부분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특허권을 우선 인수하려는 점이 우려된다"며 "앞서 특허권에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도 결국 최종단계에서 포기한 전력이 있었다. 인수 후 재매각을 통한 기술력 유출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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