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으로 경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보다 메르스가 내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볼 만큼 위기감이 심각했다.
중소기업청·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17일 전국 중소기업 615곳, 소상공인(전통시장 포함) 1,403곳 등 약 2,000곳을 대상으로 메르스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의 71.5%가 메르스 발생 전보다 체감경기가 악화했고, 53.7%는 경영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숙박·음식업은 거의 전부(90.8%) 피해를 입었다.
그 결과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매출이 35% 감소했고 중소기업의 매출은 26%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그만큼 중소기업 50.4%는 지난해 4월 발생한 세월호 사고 보다 메르스가 내수경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현상 때문에 중소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평균 2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 탓에 예술·여가 관련 업종의 매출 감소 예상폭이 31.1%로 가장 컸고 숙박·음식업(28.7%), 운수업(28.5%)이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 보다 영세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타격은 더 크다. 이들은 메르스 사태 이전보다 매출액이 평균 35.6%, 고객수는 34.9%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매출액 감소율은 메르스 발생지역이 평균 39.9%여서 메르스 미발생 지역(26.4%) 보다 훨씬 컸다. 특히 초기 확진자가 나온 경기도 평택의 소상공인 매출액 감소폭은 56.1%에 이른다. 업종별로는 교육서비스업(37.3%), 음식점업(36.6%), 스포츠·오락서비스업(33.9%), 소매업(29.9%) 순이었다.
응답 기업들은 피해를 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메르스 확산 차단에 역량을 쏟아줄 것(75.4%)을 가장 많이 주문했다.
이에 중소기업청은 이날 메르스 피해기업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 우선 메르스 피해 중소기업 및 병ㆍ의원에 450억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융자하고, 피해 소상공인에 1,00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특별자금 융자 및 1,000억원의 특례보증 등 총 2,45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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