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에서 최하 등급을 기록한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공공기관 3곳의 기관장이 해임 건의를 받게 됐다. 공공기관 경영평가 점수는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크게 높아졌지만 일부 에너지공기업들은 무더기로 낙제점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기획재정부는 17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를 심의, 의결했다. 우선 기재부는 경영평가에서 ‘아주 미흡’인 E등급을 받은 고정식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 장기창 한국시설안전공단 이사장, 최평락 한국중부발전 사장 3명에 대해 해임을 건의하기로 했다. 한국가스공사, 선박안전기술공단, 한국정보화진흥원 3곳도 E등급을 받았으나 기관장 재임 기간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6개월 미만이거나, 공석이라 해임 건의를 면했다.
D등급(미흡)을 받은 한국석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기상산업진흥원 3곳의 기관장은 ‘경고’를 받게 됐다. 내년 경영평가에서 D등급 이하 성적을 받으면 해임 건의 대상에 오른다. 한국남부발전 등 6곳도 함께 D등급을 받았지만 기관장 재임 기간이 짧아 경고를 피했다.
D나 E등급 기관 직원은 등급에 따라 월 기본급의 최대 300%까지 지급되는 경영평가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아울러 기재부는 D등급 이하 15개 기관에 대해 내년 경상경비 예산을 최대 1%삭감할 예정이다. A등급 이상 15개 기관에는 경상경비 예산을 최대 1% 늘려준다.
‘최우수’인 S등급을 받은 기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단 한 곳도 없었지만 경영평가 등급은 전체적으로 작년보다 상향됐다. A등급 기관은 올해 15개로 작년(2개)보다 대폭 늘었고, B등급 기관(51개)도 작년(39개)보다 증가했다. D, E등급 기관 수(각각 9개, 6개)도 작년(19개, 11개)보다 줄었다. 공공기관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덕분이란 게 기재부 설명이다.
평가 결과로 공공기관들의 희비도교차했다. 지난해 D등급이던 대한주택보증은 올해 A등급으로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기재부 임상준 평가분석과장은 “전세보증금 관련 신상품을 운용한 실적이 좋아 부가가치가 전년 대비 65%상승한 것이 주 원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C등급을 받았던 한국감정원 등 6개 기관도 올해 A등급으로 수직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은 지난해 평가 업무에 적극 나서면서 2013년 74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을 92억원 흑자로 전환시킨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에너지공기업들은 울상이다. 해외자원개발 실패로 국정조사를 받았던 한국가스공사와 한국광물자원공사는 E등급을, 한국석유공사는 D등급을 받았다. B등급인 한국전력공사를 제외한 남동ㆍ동서ㆍ서부발전(C등급), 한국수력원자력, 남부발전(D등급) 중부발전(E등급) 등도 성적이 평균 이하였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석유공사, 가스공사 등 기관은 유가하락 영향을 받아 경영 관리 관련 점수가 낮아졌고, 중부발전은 전력거래량 감소로 경영 성과 등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평가결과를 이달 중 주무부처와 해당 공공기관에 통보하고 오는 8월 국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경영 부진기관에 대해 컨설팅도 추진한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바로잡습니다
본보 17일자 2면 ‘미리보는 오늘’ 중 ‘남궁민 당시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원장이 E등급을 받아 해임 권고를 받고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내용을 ‘D등급(경고)을 2년 연속 받아 해임 건의됐고 의원 면직으로 물러났다’ 는 것으로 바로잡습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