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지 분양 두 차례 모두 실패
주거환경 열악 일반 분양도 어려워
충남 천안시가 조성한 ‘대학인의 마을’이 분양난 때문에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17일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 2006년부터 134억원을 들여 성거읍 망향로 6만6,500㎡에 대학인의 마을을 조성, 지난 3월 택지 3.3㎡당 130만원씩 분양에 나섰다.
대학인의 마을은 천안시가 10년 전 관내 대학교수와 연구원 등에게 주거환경을 제공, 우수인재들이 지역사회 개발에 동참토록 유도하기 위해 추진했다.
그러나 단독주택지(61세대, 3만 4,398㎡)는 지난 3, 4월 두 차례에 분양에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천안시는 대학교수와 교직원 등으로 제한한 입찰자격을 일반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전환할 계획이다.
하지만 택지 주변에 레미콘공장과 쓰레기소각장이 들어서는 등 입지 여건이 불리해 일반분양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사업을 추진한 아산시의 8만8,000㎡ 규모 ‘교수촌’은 2012년 기반공사를 마친 뒤 주택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6월 현재 42가구가 건축 중이거나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천안시가 실 수요자 조사를 충분히 하지 않아 미분양사태가 발생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2006년 경기침체로 중단한 이후 2011년 사업을 재개할 당시에도 시의회 등으로부터 “부동산 및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분양 전망이 밝지 못해 성급하게 재추진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천안의 한 대학 관계자는 “주거환경여건이 좋은 곳이 더 많은 상황에서 위치도 좋지 않고 대학인의 마을이라고 해서 별다른 이점이 없는데 굳이 갈 필요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천안시 관계자는 “일반인으로까지 대상을 확대 공급하게 되면 인접 시군에서도 올 수 있어 긍정적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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