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가격제한폭 확대 이후 우선주 이상 급등 현상이 심상치 않다. 당장은 제도 변경의 수혜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향후 급락으로 반전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태양금속 우선주는 4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달리며 2,435원에 마감했다. 12일 종전 기준 상한가(15%)를 기록한 데 이어, 15일 가격제한폭이 30%로 바뀐 이후에도 쉬지 않고 상한가(30%)를 기록하는 중이다. 동전주(1,000원 미만)에 불과하던 주식이 나흘 만에 무려 3배 가까이 튀어 오른 것이다. 제도 변경 전 하루 평균 1만9,775주에 불과하던 거래량은 제도 변경 이후 하루 평균 287만9,385주로 145배 가량 폭증했다.
이날 양대 시장 상한가 종목 15개 중 우선주가 12개(유가증권시장 11개, 코스닥시장 1개)로 거의 대부분(80%)을 차지했다. 전날 8개 중 5개(62.5%), 15일 7개 중 3개(42.8%)였던 걸 감안하면, 우선주 강세 현상은 제도 변경 이후 갈수록 더욱 도드라지는 모습이다.
거래량도 폭증하고 있다. 우선주들은 제도 변경 이후 대부분 거래량이 적게는 6배에서 많게는 100배 넘게 늘었다. 양대 증시 전체 거래량이 제도 변경 이후 종전 평균을 밑돌고 있는데도, 우선주만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물론 우선주 투자 선호 현상은 올 들어 꾸준히 이어져오긴 했다. 우선주 97개가 상장한 유가증권시장에서 11개 종목이 연초대비 2배 이상 상승했다. 증시가 어느 정도 올랐다는 심리에 상대적으로 보통주보다 가격은 싼 반면 배당은 높은 우선주로 매수세가 꾸준히 몰리다 가격제한폭 확대 후 더욱 탄력을 받는 추세다.
우선주가 자칫 폭락의 뇌관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실적이나 특별한 이슈가 없는데도 급등하는 종목은 결국 제자리를 찾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상한가만이 아니라 하한가 역시 30%로 확대된 만큼 급락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최근 급등하는 우선주들은 시가총액 규모가 작아 증권사들이 평소 기업분석에서 제외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자동차부품 제조가 주력인 태양금속은 자동차산업 및 관련 종목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급등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자동차회사에 납품하는 회사 정도로만 파악할 뿐 잘 모르는 기업”이라고 했다. 해당 업체는 이날 향후 추진 사업 및 투자 판단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 공시 요구에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공시했다.
김갑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와 가격제한폭 확대가 맞물리면서 우선주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다”라며 “우선주는 주가가 오르면 배당수익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급등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으로 주가가 정상적인 기업가치 등에서 벗어나 가격 왜곡이 나타난 종목은 급락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제도 변경 이후 첫 하한가 종목이 나왔다.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STS반도체, 휘닉스소재, 코아로직 3개로, 모두 워크아웃 신청 관련 이슈 탓에 30% 급락했다.
고찬유기자 jutdae@hankookilbo.com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