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마스크도 못 믿겠다. 난 방독면 쓰련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마스크도 못 믿겠다. 난 방독면 쓰련다”

입력
2015.06.17 15:14
0 0
한 네티즌이 지하철에 방독면을 착용한 사람을 보고 촬영, sns에 공유한 사진. 인터넷 화면 캡쳐 /2015-06-17(한국일보)
한 네티즌이 지하철에 방독면을 착용한 사람을 보고 촬영, sns에 공유한 사진. 인터넷 화면 캡쳐 /2015-06-17(한국일보)
메르스 예방을 위해 최근들어 3만원을 주고 방독면을 구입한 20대 A씨. 인터넷 화면 캡쳐. /2015-06-17(한국일보)
메르스 예방을 위해 최근들어 3만원을 주고 방독면을 구입한 20대 A씨. 인터넷 화면 캡쳐. /2015-06-17(한국일보)

최근 A(26)씨는 3만원을 들여 시중에서 판매되는 산업용 방독면을 샀다. 그가 때 아닌 방독면을 구입한 이유는 바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두려움 때문. A씨가 구매한 방독면은 본래 산업 현장에서 방진, 방독을 위해 제작된 것이지만 그는 “메르스 예방을 위해 쓰는 N95 의료 마스크보다 효과가 더욱 강력할 것 같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착용하고 밖으로 나가니 동물원 우리 속에 있는 구경거리가 됐지만 자신의 건강을 챙긴다는데 ‘오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메르스 3차 감염환자가 발생한 2일 B씨도 자택 창고에 보관 중이던 자동차 도색 작업용 방독면에 눈길이 갔다. “효과가 있다면 사람들 눈치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그는 메르스 예방에 도움이 될까 싶어 외출 시 착용을 고려하고 있다.

메르스 유행 사태가 좀처럼 진정세로 접어들지 못하자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메르스 예방 수단으로 알려진 마스크 착용을 넘어 방독면 구매까지 불사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방독면이 바이러스 예방과 무관할 뿐더러 공포심을 조성할 수 있어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17일 다수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방독면 착용의 메르스 예방 효과에 대한 문의 게시글이나, 방독면을 실제 착용하고 사진으로 남긴 ‘인증샷’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메르스 관련 괴담이 본격 유포되는 가운데 확진 환자가 발생한 병원의 문고리와 에어컨 등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돼 시민들의 생활 속 공포가 급증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다소 엉뚱해 보이는 발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솔직히 오버다” “웃음밖에 안 나온다” 등 반응을 보이면서도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않느냐”며 반신반의 하기도 했다.

방독면 구매는 제조업체 방문이나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구입 가능하다. 용도에 따라 크게 산업ㆍ화생방ㆍ화재용으로 나뉘며 가격대는 1만~20만원에 걸쳐 다양하다. 그러나 어느 방독면도 메르스 등 호흡기질환 예방 효과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도 방독면 착용이 메르스 예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일상에서 유독가스를 막거나 전쟁 때 화생방 방호 기능을 하는 방독면이 바이러스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가 없다”며 “자칫하면 다른 시민들에게 사태가 실제보다 심각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