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서로 알아야 하고 사랑해야 한다. 친북도 해야하고 친남도 해야하고, 서로 좋은 점이 있으면 종북도 종남도 해야한다.”
올 1월 한국에서 강제출국당한 재미동포 신은미(54)씨가 16일 일본 도쿄에서 행한 강연을 통해 ‘종북 논란’을 일으킨 자신의 대북관을 피력했다. 6·15공동선언실천 일본지역위원회 주최로 도쿄 기타(北)구에서 열린 ‘통일 토크콘서트’행사였다. 200여명의 청중 가운데 반 이상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측 인사들이었다.
신씨는 “대중의 가슴속에 쌓인 분단의 장벽을 해결하지 못하면 제아무리 좋은 통일 전략도 ‘통일 쪽박’이 될 수 있다”며 “5ㆍ24 조치는 풀려야 하고, 6ㆍ15 시대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애들이 싸웠는데 왜 옆 집에 가서 얘기해야 하느냐”고 반문한 뒤 “우리끼리 마음을 모아 통일하는 것이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 놓는 길”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종북논란 때문에 한국체류 당시 가족도 자신을 피했다며 “국가보안법이야말로 천하의 악법 중 악법이다. 인권을 모독하고 말살하는 법”이라고 주장했다.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를 쓴 신씨는 작년 11월19∼21일 전국 순회 토크쇼 행사에서 방북 체험담을 소개했다가 종북 시비에 휘말렸다. 그는 이날도 “북한 사람에게서 우리와 다른 점보다 같은 점이 더 많더라”며 북한이 특별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정겨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골에서도 핸드폰을 사용한다. 300만대에 육박한다고 한다”며 “하천이 아주 깨끗했다고 했는데, 북에는 아직 4대강 사업을 안 해가지고”라고 말했다. 또 “새로운 젊은 지도자에 대한 희망에 차있더라 기대감이 많더라”면서 “어느 나라 대통령 새로 뽑히면 국민들이 기대에 차있고 뭔가 좋아질거라는 기대 안합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당국의 처사는 부당하다고 했다.
청중들은 대체로 호의적이었지만 이견을 제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질의응답 때 한 장년여성은 “북한의 모습을 얼마나 아시냐”며 “300만명이 굶주리고 끌려가서 죽기도 하는데 그런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 말씀을 해줘 감사하지만 조금 더 땅에 발을 붙이고 실천적인 통일이야기를 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신씨는 “나는 여행자로 간 사람”이라며 “말씀하신 그런 중요한 일들은 더 깊이 연구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 그분들의 일”이라고 피해갔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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