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16일(현지시간) 오전 자신의 이름을 딴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출마선언과 더불어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 현금, 채권·채무 등 92억4천만 달러(10조3,386억 원)에 달하는 재산을 신고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그의 순자산으로 추정했던 41억 달러(4조5,875억 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공화당 소속의 좌충우돌형 정치인이자, 방송인이기도 한 트럼프는 출마선언과 동시에 미국 정부, 공화당의 다른 경선주자들, 외국 정부를 두루 비난해 '거친 입'을 입증했다.
그는 40여 분의 연설에서 “우리는 조국을 또다시 위대한 나라로 만들 것”이라며 “나는 신이 창조한 최고의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에 대해 “그들은 문제가 많은 사람들을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이들은 성폭행범이고 마약, 범죄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남쪽 국경에 거대한 방벽을 쌓겠으며 돈은 멕시코에게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민정책에 관한 오바마 대통령의 ‘불법 행정명령’을 즉각 폐기하겠다면서 “나는 세계에서 제일 좋은 골프장들을 갖고 있다. 그가 빨리 물러나 골프경기를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부(富)에 대해서는 “나는 정말 부자”라며 “그것은 우리 조국이 필요로 하는 생각이다. 이곳에는 패배자도, 그것을 가지지 못한 사람도, 도덕적으로 부패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 3월 2016년 대선출마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한 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일찍부터 출마가 예견돼 왔다. 앞서 그는 1988년부터 5차례 공화당 후보경선 참여를 저울질했으나 직접 나서지는 않았다.
트럼프의 인지도와 재력 때문에 경선레이스 초반 트럼프의 영향력이 당내 다른 예비주자보다 클 수도 있다는 분석과 더불어 일부에서는 그의 ‘독설’로 선거판이 도리어 혼탁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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