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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채용ㆍ알바 고용까지 스톱… 시름 깊어지는 취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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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채용ㆍ알바 고용까지 스톱… 시름 깊어지는 취준생

입력
2015.06.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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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됐던 면접시험 등 일정

메르스 확산으로 줄줄이 연기

알바 공고도 10% 이상 줄어

"사태 장기화로 채용 줄일라" 우려

취업준비생 박수진(27ㆍ가명)씨는 다음달 초 계획한 외국 여행을 급히 취소했다. 서류 심사를 통과한 3개 기업 면접이 이달 말까지 모두 끝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영향으로 면접 일정이 모두 미뤄졌기 때문이다. 박씨는 “몇 달 전부터 계획했던 여행이지만 몇 개 기업은 새 면접 일정을 확정해 주지 않아 다음달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어쩔 수 없이 여행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단기 아르바이트를 찾던 노재욱(23ㆍ가명)씨는 자영업자들이 메르스 직격탄을 맞은 탓에 간신히 일거리를 구해 면접까지 마쳤다. 하지만 출근 전날 사업주에게 “메르스 확산으로 손님이 줄었으니 나올 필요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노씨는 “메르스 때문에 일 한 번 못 해 보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었다”며 씁쓸해 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외식ㆍ관광ㆍ서비스업 등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는 메르스 사태가 구인 구직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의 신규 채용 일정이 잇따라 연기되면서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시달리는 구직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상당수 취업 준비생들은 면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일부 기업들 때문에 다른 일을 하지 못한 채 기업의 공지만 기다리고 있다.

빙그레와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은 생산부문과 일부 사업본부 등에서 최근 채용 절차를 진행했으나 막판에 면접을 미뤘다. 삼성에스원과 한국철도공사도 메르스 때문에 필기시험 일정을 바꿨고, 이랜드는 인ㆍ적성검사 일정을 변경했다. 이랜드는 18일 8개 대학에서 열 예정이었던 채용설명회도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의 실시간 채용설명회로 대체했다.

그 바람에 취업준비생들만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됐다. 메르스 확산 추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기업들이 취업 시험과 면접 일정을 어쩔 수 없이 연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언제 재개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메르스 여파로 각종 행사와 공연, 여행 예약 등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관련 있는 단기 아르바이트자리마저 줄어 구직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에 따르면 메르스 이슈가 급부상한 5월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를 이전 2주간(5월 14∼27일)과 비교한 결과 영화ㆍ공연ㆍ전시, 테마파크ㆍ레포츠, 여행가이드, 뷔페ㆍ연회장, 안내데스크ㆍ매표, 숙박ㆍ호텔ㆍ리조트 등 6개 서비스업종의 채용 공고가 10.7% 줄었다.

개별 업종별로는 여행가이드 구인 공고가 27.5% 줄었고, 테마파크ㆍ레포츠 관련이 18.8% 감소했다. 또 경기 고양시가 24일 개최 예정이었던 ‘청년드림잡페어’를 취소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의 취업박람회 일정도 무기한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한 취업준비생은 “면접 연기로 당장 개인 일정을 잡기 힘든 것도 문제지만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되고 내수 침체로 이어지면 기업들이 아예 신규 채용을 줄이지 않을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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