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의 레벨업포토] (5) 'DSLR 향기' 나는 스마트폰 사진 찍기

흐릿해진 배경 앞에서는 무엇이든 돋보이기 마련입니다. 초점이 맞은 부분만 선명하고 나머지 부분은 흐릿하게 표현한 사진을 보고 감탄했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입니다. 배경이 흐려지면 막연하게 사진이 좋아 보이는 착각에 빠지기도 하고 흐려진 배경 앞 인물이나 사물이 실제보다 더 예뻐 보이기도 합니다.

DSLR카메라와 망원렌즈를 이용해 촬영한 사진입니다.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배경이 되는 나머지 부분은 흐리게 처리했습니다.
DSLR에 접사렌즈를 장착해 다닥냉이를 촬영한 사진입니다. 류효진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자동차 창문에 맺힌 빗방울을 표준 줌렌즈를 사용해 촬영했습니다.

배경이 제대로 뭉개졌습니다. 이렇게 주제가 되는 인물이나 사물은 선명하게, 배경이 되는 나머지 부분은 흐릿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아웃포커스(out of focus)라 합니다. 시선이 선명한 부분에 쏠리게 해 주제를 부각시킬 때 자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고급 장비의 향기가 묻어나는 이런 사진을 볼 때면 사진의 좋고 나쁨은 둘째로 치더라도 장비에 대한 욕심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이런 사진을 촬영하는 일은 덩치가 크고 가격이 비싼 카메라에서만 가능할 것 같지만 여러분 손에 쥐고 있는 스마트폰으로도 가능합니다.

스마트폰 카메라도 아웃포커스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 피사체는 가까이, 배경은 멀리

이 2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카메라는 일반적으로 렌즈와 피사체 거리가 가까울수록 흐려지는 정도, 즉 아웃포커스 효과가 커집니다. 또 초점이 맞는 피사체와 그 배경이 되는 요소와 거리가 멀수록 흐려지는 정도도 커집니다.

카메라와 피사체 거리에 따라 흐려지는 정도를 비교했습니다. 스마트폰(갤럭시 S6)과 가장 앞에 놓인 노란 사탕상자와의 거리를 조절해 가며 촬영했습니다. 사진을 위아래로 살펴봤을 때 가장 뒤쪽에 놓인 분홍 사탕상자의 선명한 정도가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분홍 사탕상자가 흐려지는 정도가 커졌습니다. 피사체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아웃포커스 효과가 높아진 것입니다. 배경이 되는 다른 상자들이 흐려지면서 노란 상자가 돋보이게 됐습니다. 이를 거꾸로 하면 카메라와 피사체의 거리가 멀수록 아웃포커스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배경이 흐려지는 정도가 줄어들어 모두 선명해졌습니다. 주제와 배경의 구분도 모호해졌습니다. 어느 하나를 돋보이게 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위 사진에서 알 수 있는 것이 한가지 더 있는데요. 초점이 맞는 부분과 거리가 멀어질수록 흐려지는 정도가 심해진다는 것입니다. 맨 위 사진에서 노란 상자와 거리가 가장 먼 분홍 상자의 흐려진 정도가 푸른 상자보다 더 심합니다. 피사체와 배경과의 거리가 멀수록 아웃포커스 효과가 커진다는 의미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꽃, 줄기, 잎이 화면에 모두 담기는 범위에서 꽃에 최대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각도를 조절해 꽃과 그 배경이 되는 부분의 거리를 떨어뜨렸습니다. 그 결과 꽃과 줄기는 선명하지만 나머지 배경이 되는 길, 바다, 하늘 등은 흐려졌습니다.

마찬가지 방법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금계국을 촬영했습니다. 사진 중심부 두 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나머지 배경이 되는 부분은 흐려졌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가로등이 흐려진 정도는 바로 주변에 있는 꽃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큽니다.

같은 꽃을 각도를 바꿔 촬영한 사진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초점을 맞출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접근해서 촬영했습니다. 배경이 되는 벽이 흐려졌습니다.

커피잔을 들어 스마트폰에 가까이 위치해 촬영했습니다. 손으로 가볍게 들 수 있는 물건을 스마트폰 앞쪽에 들면 배경을 쉽게 흐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초점을 컵에 담긴 얼음 쪽에 맞췄습니다. 카메라와 초점이 맞는 부분 사이에 피사체를 위치시키는 것도 아웃포커스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1. 주제가 되는 피사체에는 최대한 가까이

2. 피사체와 그 배경의 거리는 최대한 멀리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이 작은 스마트폰으로도 아웃포커스의 꿈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그래픽=한규민 디자이너 szeehg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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