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6 메탈케이스 채택에 지역 금형업체 눈물
대비 못한 플라스틱 사출 금형업체 업체 부도 위기
삼성전자가 갤럭시 S6부터 메탈케이스를 채택하자 구미지역 플라스틱 사출금형 업체들이 도산위기에 몰렸다며 아우성이다.
16일 구미지역 금형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협력업체로 일해온 이들 중소기업들은 그간 갤럭시 시리즈가 인기를 모을수록 일손이 모자랄 정도로 바빴지만, 삼성측이 갤럭시S6의 케이스를 사전 안내 없이 알루미늄 합금제로 바꿔 문을 닫을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갤럭시S6는 플라스틱 케이스와 달리 금속판을 잘라 내부를 파내 만든 케이스에 부품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만든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맞서기 위해 메탈케이스를 채택하자 그 동안 플라스틱 케이스를 만들어 온 금형업체 대부분이 일감을 잃었다. 이는 메탈케이스를 만들려면 거액의 시설투자가 필요하며, 삼성은 케이스 제조를 협력업체에 맡기는 대신 직접 생산체제를 도입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1조5,000억원을 들여 갤럭시S6 케이스 제조용 절삭공구 1만5,000대를 일본에서 도입해 베트남 공장에 설치했다. 구미지역 협력업체들이 납품할 여지가 원천적으로 차단된 셈이다. 베트남 공장에서는 절삭공구 1대로 하루 평균 20개 가량의 메탈케이스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감이 끊기면서 구미지역 플라스틱 사출금형 업계는 휴ㆍ폐업이 속출하고 머지않아 도산이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S사 대표 A씨는 “삼성 납품을 위해 1대 3억 원이나 하는 가공장비 등 현금 1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확장ㆍ이전했는데 갑자기 일감이 끊겨 문을 닫아야 할 형편”이라고 토로했다. 1억 원짜리 장비 30대를 도입했던 W사는 문을 닫았다. F사는 직원 중 50명을 뽑아 지역 노동청에 신고 뒤 한국폴리텍대학 구미캠퍼스에 고용유지 위탁교육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상황이 악화하자 16일 오후에는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주관으로 대책마련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지만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산업단지관리공단 대구경북권본부에서 열린 대경권 금형산업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는 전자부품금형 및 금형산업발전협의회 회원사 대표 등 100여명이 참석해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는 구미전자정보기술원 김용배 센터장이 ‘금형산업 현황 및 실태보고’를, 금오공대 노재승 교수가 ‘금형산업의 현주소 및 중소기업의 대응방안’ 등을 발표했다. 정준오 교수는 “오늘의 글로벌 삼성이 있기 까지 금형업계 종사자들의 피와 땀이 밑거름이 됐다”며 “대기업의 정책 변경이 중소기업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만큼 정부차원의 감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심원환 구미 공장장은 “아이폰을 상대해야 하는 삼성이 기업 보안을 위해서라도 제조방식의 변화를 사전에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구미지역 금형 관련 업체는 250여 개로 이들 중 상당 수가 구조조정에 들어갔고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미고용노동센터에 따르면 최근 휴ㆍ폐업, 교육훈련 등 노동부 지원을 요청한 기업은 모두 50여 업체로, 이들 중 대부분은 사출 금형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시는 구미대학에 지난해부터 2017년 2월까지 16억7,0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해 금형인력을 양성키로 했으나 재검토가 불가피해 보인다.
김용태기자 kr8888@hankookilbo.com
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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