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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속 '비밀의 방'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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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 속 '비밀의 방'을 찾아라

입력
2015.06.1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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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들에게 빠질 수 없는 공통된 장치가 발견된다. 바로 비밀의 방이다. 그리고 부자이며 특이한 증세, 곧 함부로 다가가기 힘든 남자들이다.

SBS 수목극 '가면'의 주지훈, 앞서 종영한 '냄새를 보는 소녀'의 남궁민,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도 모두 세상과 거리를 둘 수 있는 비밀의 방을 가졌다.

'가면'의 주지훈은 극중 SJ그룹 본부장이자 상속자 민우를 맡고 있다. 민우는 일곱 살 때 친모가 호수에서 익사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졌다. 물에 대한 트라우마와 함께 강박증을 포함한 각종 정신질환 증세가 생겼다. 아무도 몰래 집안에다 비밀의 방을 만들고는 남몰래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이 방에서 친모의 의문사를 자살이라고 쓴 기사를 스크랩해놓기도 하고, '모든 사람을 의심하라' 등을 포함한 메모까지 붙여놓으며 타인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또 서은하(수애)의 목을 조른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운 심정을 담아 일기를 쓰며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가면'에서 비밀의 방은 민우가 복수를 꿈꾸고 자가 치유를 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냄새를 보는 소녀' 속 비밀의 방은 남궁민이 꾸민 무시무시한 곳이었다. 남궁민이 연기한 권재희는 유명한 셰프이나 이 방에만 들어서면 바코드 연쇄살인마로 변했다. 집 지하에 마련한 비밀의 방에서 애인 마리, 의사 백경 등을 포함해 많은 이들의 목숨을 끊었다. 특히 이 방에서 피해자들에게 일기 쓰기를 강요하며 다른 사람의 일생을 마치 자신인 듯 포장했다. 후반부에서는 안면인식장애로 목격자 초림 대신 다른 이를 납치했고 결국 발각됐다.

현빈은 '하이드 지킬, 나' 에서 복합테마파크 더랜드의 상무 구서진과 인기 웹툰작가인 로빈을 맡아 1인 2역 연기를 펼쳤다. 까칠한 성격의 서진과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로빈은 해리성 정체장애로 어릴 적 트라우마로 생긴 이중인격체였다. 서진과 로빈은 오래 전 식물원안에 마련된 '비밀의 방'에서 서로의 일과를 녹화해 알려준 것으로 설정됐다. 특히 하나(한지민)을 만난 뒤 신체 변화를 느끼고는 결국 5년 만에 나타난 로빈과 비밀의 방에서 마주했고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두 인격이 질투하기도 했다.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김수현)도 비밀의 방에서 지구에서의 삶을 기록했다. 도민준의 방은 세기를 건너 삶을 이어오며 수집한 골동품들이 보관된 작은 박물관이기도 했다.

SBS의 한 관계자는 "주인공들이 자신만의 비밀 이야기를 그려갈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극적 긴장감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 방송 중인'가면'의 비밀 공간이 언제 다른 사람에게 밝혀질지 지켜보는 것이 보는 재미를 더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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