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수요일 : Popular Phrases)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는 말은 영어에도 있다. 이 말 속에는 나쁜 소문이 퍼진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Bad news travels fast’라고 말하고 ‘말조심하라’는 당부의 말은 ‘Words have wings and cannot be recalled’라고 한다. ‘좋은 얘기는 문밖을 나가지 않는데 나쁜 얘기는 천리를 간다(Good news about someone never gets past the door, but bad news will travel a thousand leagues away)’는 서양 격언도 악소문을 경계한다.
지금 한국에서는 MERS라는 중동 지역의 호흡기 바이러스가 근처에 가기만 해도 전염되는 양상을 보이며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숨기기 바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죄 없는 국민 수십 명이 생사를 오가고 수 천명이 격리되었다. 질병의 본래 이름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에서 ‘중동 지역’이라는 Middle East가 무색하게 ‘South Korea Respiratory Syndrome’이라는 오명이 남을까 창피하고 두렵다. SNS를 통해 뉴스보다 빨리 소문이 퍼져나가는 것은 장단점이 있다. 옛말에 ‘소문은 뉴스보다 빠르고 뉴스는 사건보다 빠르다(Rumors spread faster than news and news spreads faster than the happenings)’고 했는데 지금은 이 말도 바꿔서 ‘SNS spreads faster than news and rumors spread faster than the happenings’로 해야 할 것 같다.
사태의 본질이 밝혀지기 전에 소문과 괴담이 먼저 파급되는 이유는 결과가 두렵고 걱정되기 때문이다. 과거 성인군자는 ‘소문이란 것은 본래 싫어하는 사람들이 전하고 바보들이 퍼뜨리고 병신들이 믿는 것(Rumors are carried by haters, spread by fools, and accepted by idiots)’이라고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는 형국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소문이나 괴담을 간단하게 정리할 때 ‘Fuck rumors, get facts(루머 얘기는 하지 말고 사실이 뭔지 보여주시오)’라고 말하는데 우리의 현실에 던지는 말이다.
루스벨트 대통령 부인 Eleanor Roosevelt는 ‘Great minds discuss ideas. Average minds discuss events. Small minds discuss people(위인은 사상을 논하고 보통 사람들은 일을 얘기하지만 소인배는 남 얘기를 한다)’이라고 했다. 작금의 한국을 대입시키면 위인은 없고 국민은 보통 사람들이며 정부 관리들이 소인배다. 무서운 전염병의 정보를 SNS로 나누는 소시민을 단속하겠다고 겁주지 말고 악마 같은 전염병 바이러스나 하루 빨리 잡아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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