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구간 지하화해서 추진
재건축 단지가 공원 짓고 기부채납
반포·잠실·이촌 일대 사업 파란불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일부 구간을 지하화 하고 상부를 ‘덮개 공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기존처럼 좁은 토끼굴을 거치지 않고서도 한강으로 바로 갈 수 있어 고속화도로로 인해 단절됐던 서울 도심과 한강의 연결 통로 역할도 할 수 있게 됐다.
1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3차ㆍ23차, 경남 아파트 등 3개 단지가 통합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 추진위원회는 3개 단지를 합쳐 3,200여가구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추진위는 재건축과 함께 그 동안 서울시가 요구했던,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하고 상부 구간을 공원화해 한강변과 바로 연결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올림픽대로 위 공원을 조성할 경우 시에 기부채납(공공기여)할 계획이다. 아파트 부지 대신 공원을 기부하면 분양 가구 수를 늘릴 수 있다는 게 추진위 설명이다.
지하화 구간은 3개 아파트 단지 부지 가로 길이에 해당하는 약 350m 정도다. 도로는 지하 5m 아래에 위치하며 지상 부분에는 흙을 덮어 그 위에 숲과 산책로, 자전거도로 등을 조성해 도심 생태공원은 물론 한강 접근로로도 활용하게 된다. 공원 폭은 50m에서 80m로 예상돼 반포대교 부근에 가로 350m, 세로 최대 80m의 ‘덮개 공원’이 새로 생기는 셈이다. 특히 3개 아파트 단지 인근 한강변에는 세빛섬과 반포한강공원, 달빛 광장 등이 있어 기존의 연결 통로인 토끼굴을 대신해 서울 도심과 한강의 연결 통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서초구 관계자는 “올림픽대로 덮개공원을 기부채납하면 분양 가구 수가 늘어나고, 특별건축구역 지정과 우수디자인 지정 등으로 주민들의 이익이 늘어날 것이 예상돼 통합 재건축 추진위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종합운동장 인근 올림픽대로도 지하화가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올림픽대로 영동대교 남단∼종합운동장까지 폭 8차로, 연장 3㎞ 구간을 지하화하고 상부를 공원화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4월 시가 발표한 코엑스∼한전부지∼잠실운동장 일대를 서울 국제교류복합지구로 조성하겠다는 안에 포함된 계획이다. 시는 잠실종합운동장과 한강공원을 직접 연결하는 보행전용다리를 설치해 한강의 보행접근성을 높인다는 구상도 마련했다. 시는 연말까지 종합운동장 인근 지하화 계획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강변북로 역시 일부 구간에 지하화 및 덮개 공원이 추진된다. 서울시는 용산구 이촌로 64~88길까지 맞닿아 있는 강변북로를 지하로 집어넣고 상부에 공공업무ㆍ문화시설과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고양시 등으로 이전이 검토되고 있는 마포구 당인동 서울화력발전소 앞 강변북로도 지하화할 방침이다. 지상 부분 공원화 사업은 ‘발전소 후적지 문화창작발전소 개발계획’에 포함시켜 추진할 예정이다. 압구정 재건축지구 역시 한때 올림픽대로를 지하화하고 상부에 덮개 공원 조성 계획이 논의됐으나 지구지정에 변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덮개 공원 조성은 보류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라는 양대 고속화도로로 인해 단절된 한강과 기존 도심을 연결하기 위한 방안”이라면서 “아직 일부는 초안 단계여서 해당 자치구나 관련 부서와 협의를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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