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서울시내 면세점 신규 허가를 앞둔 관세청이 신설·합작 법인 평가 방법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관세청은 4일 입찰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설명회를 열었으나 신설·합작 법인 기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평가 기준을 밝히지 않은 게 아니라 못 밝힌 것이라고 보고 있다. 평가 기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섣불리 기준을 밝혔을 때 이해에 따라 집중포화를 받을게 뻔하기 때문이다.
관세청의 고민은 합작법인과 꼼수를 부린 신규 업체에 있다.
이번 면세점 허가에 참여한 대기업은 롯데면세점·신세계디에프·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 합작법인인 HDC신라·SK네트웍스(워커힐)·이랜드· 현대백화점과 모두투어 등의 합작법인 현대DF, 한화(갤러리아)다.
7개 업체 중 롯데와 한화·SK만 기존 업체이자 단일 업체다. 이들은 관세청의 기준에 맞게 클리어한 평가가 가능하다. 그러나 HDC신라·현대DF는 합작, 신세계디에프는 기존 면세점 법인 대신 새로운 법인으로 참여해 신규로 족보를 세탁 했다. 이랜드는 면세점 사업 경험이 전무하다.
관세청은 크게 5가지 평가 항목과 세부 평가기준을 제시하고 관련 서류를 제출토록 했으나 신설 합작법인에 대한 평가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관세청은 "신설법인은 과거 실적이 없다면 모기업의 관련 실적을 제출하면 된다"고 두리뭉실 넘어갔다.
문제는 합작법인 등은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평가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
가장 점수 비중이 큰 경영능력 평가는 자기자본비율·부채비율·이자보상배율 등이 주요 평가 대상인데 어떤 기준을 들이대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 기준에 따라 당락이 결정 될 수 있다는 얘기다.
HDC신라와 현대DF는 어디를 모기업으로 볼 것인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2014년 기준 호텔신라는 자기자본비율 38.27%, 부채비율 161.39%, 이자보상배율 5.32배였고 현대산업개발은 자기자본비율 46.7%, 부채비율 114.3%였다. 자기자본비율은 높고 부채비율이 낮은 현대산업개발의 수치가 유리하다.
신세계는 기존의 면세점 사업자의 약점을 커버하고자 신세계디에프를 새로 론칭했다. 이랜드는 신규다.
업계 관계자 B는 "자칫 관세청의 기준을 충실히 이행한 롯데·한화·SK가 상대적인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준 기자 dooria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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