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두고 맞붙은 삼성과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치열한 물 밑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다음달 17일 열리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우호 세력을 넓히기 위해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장기적 관점에서 주주 가치의 극대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합병 당시 이익과 손해가 다소 엇갈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양사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점을 국내외 주주들에게 적극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 합병을 통해 사실상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되면 사업적 연계 못지 않게 그룹 내 위상이 올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삼성은 일부 증권가에서 제기한 합병 포기설에 강하게 반박했다. 증권가 일부에서 법적 소송 부담이 커져 삼성이 합병을 포기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관계자는 “일부 외국계 주주들의 반발을 이유로 합병을 포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합병 발표 당시 양 사 주가가 모두 올랐는데, 포기설이 나오면서 양 사 주가가 모두 하락한 것은 시장이 어떤 쪽을 기대하는 지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양 사 합병에 제동을 건 엘리엇측은 제일모직 대 삼성물산 합병비율을 1 대 0.35에서 1대 1.6으로 조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 자산이 제일모직보다 3배 이상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 엘리엇은 삼성물산이 KCC에 매도한 자사주 의결권을 다음달 주총에서 행사하지 못하도록 금지해 달라는 내용을 삼성물산의 주식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엘리엇의 이 같은 주장은 주식 가치를 더 많이 보장해주겠다는 신호로 보인다”며 “결국 다음달 주총을 앞둔 여론몰이 성격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조태성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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