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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 문경군인올림픽, 적성국 관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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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 문경군인올림픽, 적성국 관리 비상

입력
2015.06.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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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2~11일 문경 등 8개 시ㆍ군

러시아ㆍ중국 등 65개국 7000명

충성심ㆍ사명감 투철 군인들 출전

앙숙끼리 불상사 발생 노심초사

“적성국가 군인들이 싸움이라도 벌이면….”

올 10월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제6회 세계군인체육대회 조직위원회가 참가국 중 적성국가 선수들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묘책을 짜내고 있다. ‘군인 올림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정의 어울림, 평화의 두드림’을 슬로건으로 내건 스포츠 경기이기는 하지만 충성심과 사명감이 투철한 군인들의 성격상 적성국가 선수들과 마찰이 생기면 뜻하지 않은 불상사로 번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대회 조직위에 따르면 10월2∼11일 문경과 상주, 김천, 안동, 영주, 예천, 포항, 영천 등 경북 8개 시군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65개국 6,783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참가국과 선수, 임원 규모는 8월1일 최종 확정된다. 선수들은 28개 올림픽 종목 중 축구와 수영, 육상 등 일반종목 19개와 육군5종, 공군5종, 해군5종, 오리엔티어링, 고공낙하 등 군사종목 5개 등 모두 24개 종목에서 순위를 다툰다.

대회 조직위는 적성국가를 분류, 대회 개ㆍ폐회식장부터 말썽의 소지를 없앨 계획이다. 적성국가 선수단은 입장 순위도 달리해 거리를 멀게 하고 행사장에 도열할 때도 인접 자리를 피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대회 기간동안 운영될 선수촌 배정은 더 민감한 문제다. 조직위는 문경과 영천, 충북 괴산 3곳에 선수촌을 운영키로 하고 참가국이 확정되면 적성국가 선수끼리는 별도의 선수촌을 사용하도록 숙소를 배정키로 했다.

현재 북한은 참가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최종 지원마감시기가 한 달 반이나 남은데다 대회 개최에 임박, 전격적인 참가 결정을 할 가능성도 있어 선수촌 배정의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스포츠경기에서 남북간 화해무드가 조성한 것은 오래됐으나 휴전선을 중심으로 대치 중인 군인선수의 경우 불상사 예방을 위해 선수촌을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 미녀응원단이 올 경우 숙소 격리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의 화약고인 중동의 이스라엘이 참가의사를 밝히지 않아 아랍국가 선수들과의 마찰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중국해 암초매립과 한반도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구축 추진 등으로 대립 중인 미국과 중국, 에게해 영해 및 대륙붕과 사이프러스 문제 등으로 대립하고 있는 터키와 그리스, 크림반도 분쟁으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자타가 공인하는 적성국가들이 즐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조직위는 개ㆍ폐회식 입장 순서와 선수촌은 달리하더라도 우정과 화합이라는 의미가 손상되지 않도록 경기 자체는 그대로 치를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사격과 장애물달리기, 장애물수영, 투척, 크로스컨트리 등으로 구성된 육군5종 등 군사 종목에서 적국 군인끼리 국기를 걸고 정면 대결을 벌이는 이색 장면은 여과없이 그대로 전파를 타게 된다.

경북문경세계군인선수권대회 조직위 관계자는 “우정과 화합 등 스포츠 정신을 살리고 군인들끼리 불상사도 줄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며 “참가국과 선수 명단이 나오면 본격적인 배정 작업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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