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안동 상주 농작물 초토화
영주만 800여 농가 705ha 피해
농민들, 뙤약볕 아래 복구 구슬땀
가뭄에 우박까지 쏟아져 피해가 막심한 경북북부지역 농민들이 울상이다. 영주와 안동 상주 등 13일 벌어진 우박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 지원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북도는 지난 14일 우박피해 면적을 영주 570㏊ 등 경북 북부지역 3개 시에 622㏊로 잠정집계했으나 영주시가 조사한 결과 15일 현재 영주에서만 800여 농가 705㏊의 농작물 피해가 났다. 특히 순흥면은 사과 280㏊, 복숭아 60㏊, 고추 참깨 등 밭 작물 278㏊ 등 618㏊로 피해가 집중됐다. 이날 우박은 소백산자락에 위치한 풍기 순흥 단산 부석 일대를 차례로 지나면서 피해를 입힌 것으로 보인다.
사과 복숭아 등 잎이 찢어지고, 어린 열매는 흠집이 생겨 다 크더라도 상품성이 떨어지게 된다.
지난 14일 장욱현 영주시장과 최웅 도농축산유통국장, 황병직 도의원과 이중호 시의원 등이 관계공무원들과 함께 피해현장을 둘러본 뒤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15일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현장을 방문해 빠른 시일 내에 정밀조사를 끝내고 농가지원이 이루어지도록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
과수재배 농민들은 “어린 열매가 굵어지는 시기에 우박 피해를 입어 돈을 들여 병해충 방제작업을 해야 할지 아예 올 농사를 포기할지 결정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고추와 참깨 농사를 짓는 순흥면 김해연(56)씨는 “어린 가지가 부러져 일으켜 세워야 하는데 일손이 없어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농업재해보험을 든 농민들은 피해를 줄일 수 있지만 상당수 농민들이 무보험 상태에서 피해를 입어 손실이 크다”고 말했다. 과수 농가의 경우 사과 52%, 복숭아 50%, 포도 32% 정도가 보험에 가입했으며 그 외 고추 등 밭 작물은 대부분 보험을 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은 영농비와 생계비 등 지급과 아울러 농작물 일으켜 세우기 등 일손돕기를 통한 지원을 바라고 있다.
시는 피해 최소화를 위해 병해충 방제 요령 등을 해당 농가에 전달 독려하는 한편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고 예비비를 풀어 지원하는 등 긴급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피해규모로 볼 때 농업재해지역으로 지정돼 국비지원을 받을 수는 있지만 농약대금, 생계지원비 정도에 그치는 등 지원에 한계가 있어 안타깝다”며 지원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방침을 밝혔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