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 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29ㆍ스페인ㆍ10위)이 잔디 코트에서 활짝 웃었다.
나달은 14일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메르세데스컵 단식 결승에서 빅토르 트로이츠키(29ㆍ세르비아ㆍ28위)를 2-0(7-6 6-3)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번 대회를 통해 나달이 잔디 코트에서 네 번째 우승을 기록했다고 영국의 가디언이 15일 보도했다.
나달은 상대적으로 잔디 코트에서 약했다. 2001년 프로로 전향한 뒤 우승컵 66개를 수집했지만 잔디 코트에서는 지금까지 네 번 밖에 우승하지 못 했다. 이번 우승도 2010년 윔블던 제패 이후 5년 만에 이룬 것이다. 게다가 2011년 이후 잔디 코트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아예 결승전에도 오르지 못 했다.
나달은 지난해 11월 받은 맹장염 수술 후 슬럼프를 겪고 있다. 한 달 전에는 10년 동안 지켜온 세계랭킹 톱5에서 밀려나 7위를 기록했고 어느덧 10위로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지난 3월엔 감정조절이 되지 않는다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나달은 이번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다. 나달은 “2011년 이후 잔디 코트 결승에도 올라가본 적 없지만 이번에 우승하게 되어 의미가 남다르다. 내 경기와 멘탈에 좋은 일이다”라며 “진심으로 기쁘다.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주목할 점은 이 대회가 작년까지만 해도 클레이 코트 무대였다는 것. 선수들이 잔디 코트에서 이뤄지는 윔블던 대회에 대비할 수 있게 올해 잔디 코트로 바꿨다.
2005년, 2007년에 이어 이 대회 세 번째 우승을 달성한 나달은 ‘하나의 대회, 두 종류의 코트’에서 우승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한편 이번 우승은 29일 개막하는 윔블던을 향한 나달에게 청신호가 될 예정이다. 이번 달 초 프랑스오픈 10회 우승에 실패해, 잔디 코트 훈련에 돌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얻은 결실이기 때문이다. 윔블던에서 이미 2개의 우승컵을 챙긴 나달은 통산 3번째 우승과 함께 명예회복에 도전한다.
금보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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