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양성판정을 받은 환자가 격리 상태에서 유전자 검사를 받던 중 탈출해 소동이 빚어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5일 강남구 보건소에 따르면 141번 환자 A(42)씨는 지난달 27일 비뇨기과 외래환자였던아버지와 함께 삼성서울병원에 들렀다. 이때 응급실 밖을 돌아다닌 14번(35) 환자에 노출돼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A씨는 이달 9일부터 발열, 어지럼증, 기침, 가래 등 증상을 보였지만 12일 오후에야 강남구 보건소에 전화해 사실을 알렸다. 보건소 관계자는 “구급차와 간호사를 A씨의 집으로 보냈지만 출동하는 15∼20분 사이 A씨가 참지 못하고 택시를 타고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갔다”고 말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A씨의 검체를 채취한 뒤 병원 외부의 선별진료실에 격리했지만 A씨는 검사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만약 내가 메르스에 걸렸다면 이를 퍼뜨리고 다니겠다”고 소리치며 난동을 피웠다. 이 때문에 A씨 근처에 있던 의사 3명도 격리됐다. 이 의사들은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격리실의 자물쇠를 부수고 탈출을 했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다. 보건소 측은 “진료를 거부하면 경찰을 동원해 강제 격리시키겠다”고 통보했고, 다음날인 13일 오후 A씨를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격리병동으로 이송했다.
이후 A씨는 1,2차 검사에서 모두 양성이 나와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A씨의 지난 12일 이후 동선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보건소 관계자는 “A씨가 택시를 타고 내린 곳은 폐쇄회로(CC)TV로 확인했으며 위치추적도 요청해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며 “A씨가 증상 발현 후 직장에 안 나갔다고 진술했지만 그것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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