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포커플레이어 크리스티안 팜(40)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포커’에서 219명의 경쟁 프로 도박사들을 물리치고 종목 우승을 거머쥐었다. 세계의 탁월한 도박사들이 총출동하는 ‘월드시리즈 포커’에서 종목 우승을 거머쥔 것 자체도 대단한 일이지만, 팜은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종목에서 우승했다.
14일 가디언에 따르면, 팜은 당초 라스베이거스 리오올스위트호텔 카지노에서 5월 27일 개막한 이 대회 68개 종목 중 8~10일에 진행된 ‘무제한 텍사스 홀덤’에 출전하려고 했다. 하지만 등록 과정의 실수로 9~11일에 진행된 ‘무제한 2-7 드로우 로우볼’이라는 종목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결과는 놀랍게도 우승. 팜은 “우승자 발표를 보고 내가 얼마나 놀랐을지 상상해 보라”며 우승은 전혀 예상 못했다고 밝혔다.
‘로우볼’은 통상적인 포커 룰과 달리, 가장 낮은 패를 잡은 사람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프로 도박사들의 세계에서는 저마다 주종목이 있어, 다른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팜의 마지막 경기 딜러는 “텍사스 홀덤과 2-7 드로우 로우볼은 완전히 다른 종목이다, 다른 사고방식과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팜의 우승을 높이 평가했다.
팜은 경기 테이블에 앉아 첫 패를 받아보고 나서야 자기가 잘못된 종목에 등록한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텍사스 홀덤에서는 처음에 두 장의 카드를 받아야 하는데, 다섯 장의 카드를 주더라는 것이다. 그는 경기 등록비가 1,500달러(약 167만원)나 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어, 주변 플레이어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조금씩 룰을 배워가며 경기를 치렀다.
팜은 12일 우승자에게 수여되는 금팔찌와 ‘월드시리즈 포커’ 버전으로 제작된 슈퍼볼 반지, 그리고 상금 8만1,314달러(약 9,000만원)을 받았다. 베트남 출신으로 미네소타 주에 이주한지 15년이 된 그는 경기가 모두 종료된 후 68명의 우승자가 모이는 기념식장에서 고국 베트남의 국가가 울려 퍼지는 영광도 누리게 된다.
박병준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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