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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비, 일곱 개의 꿀을 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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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비, 일곱 개의 꿀을 따다

입력
2015.06.1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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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우승

박인비, 메이저 대회 3연패 대기록

그랜드 슬램, 브리티시 오픈만 남아

박인비가 15일 미국 뉴욕주 해리슨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양손을 번쩍 들고 환호하고 있다. 해리슨=AP연합뉴스
박인비가 15일 미국 뉴욕주 해리슨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뒤 양손을 번쩍 들고 환호하고 있다. 해리슨=AP연합뉴스

박인비(27ㆍ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10년 만에 메이저 대회 3연패라는 대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또 통산 메이저대회 6회 우승(투어 통산 15승)으로 한국 여자골프의 역사도 새로 썼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박인비를 ‘퀸비’(Queen Beeㆍ여왕벌) 라고 부르며 찬사를 보냈다.

박인비는 15일 미국 뉴욕주 해리슨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최종합계 19언더파 273타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1라운드 보기 3개를 적어내며 공동 23위로 출발한 박인비는 2~4라운드에서 ‘무보기’ 행진을 펼치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은 52만5,000달러(5억9,000만원)에 달한다.

▦역대 3번째 메이저 대회 3연패, 남녀 최초 3연승&3연속 우승

박인비는 이날 우승으로 10년 만에 단일 메이저 대회를 3연패한 역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여자골프 메이저 대회에서 한 대회를 3연패 한 것은 1937~39년 당시 메이저 대회였던 타이틀 홀더스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한 패티 버그(미국)와 2003~05년 LPGA 챔피언십을 3연패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유이’하다. 박인비는 “꿈이 현실이 되니까 얼떨떨하고 좋다”면서 “패티 버그, 안니카 소렌스탐 등 전설적인 선수들 옆에 내 이름을 올리게 돼 너무나 좋다. 내가 (3연패를)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아울러 박인비는 2013년 나비스코 챔피언십, LPGA 챔피언십, US오픈 등 메이저 대회 3연승과 단일 대회 3회 연속 우승을 모두 이룬 남녀 최초의 선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0ㆍ미국)도 2000년 US오픈부터 그 해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 2001년 마스터스까지 메이저 4연승을 이루긴 했지만 단일 대회에서는 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 우승한 것이 전부다.

▦시즌 첫 3승, 세계랭킹 1위, 상금 1위 탈환

박인비는 시즌 3승 고지도 가장 먼저 밟은 선수가 됐다. HSBC 위민스 챔피언스와 노스텍사스 슛아웃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제패한 박인비에게 각종 랭킹 선두는 당연한 결과다. 박인비는 15일 경신된 세계랭킹에서 12.12점을 받아 2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지난 2월 2일자 랭킹에서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18)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던 박인비는 20주 만에 메이저 우승과 함께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 대회에서 컷 탈락한 리디아 고는 10.39점을 받아 2위로 내려왔다.

상금 순위에서도 박인비는 시즌 합계 142만2,500달러로 100만 달러를 돌파해 리디아 고(94만2,476달러)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리디아 고는 2위로 뛰어오른 김세영(109만6,834달러)에 밀려 3위로 내려갔다.

▦한국인 메이저 최다 승…박세리 아성 넘었다

박인비의 기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한국 여자 골프의 선구자인 박세리(38ㆍ하나금융그룹)의 기록까지 넘어섰다. 이전까지 박인비는 박세리와 한국인 메이저 최다승 타이(5승)를 이뤘지만 이날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면서 최다승(6승)기록을 새로 썼다. 박세리는 1998년 5월 LPGA챔피언십에서 한국 사상 첫 메이저 우승을 거둔 이후 같은 해 US 여자오픈에서는 맨발 투혼의 감동을 연출하며 정상에 올라 한 해에만 두 번 메이저 퀸에 올랐다. 박세리는 2001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2002년 LPGA 챔피언십, 2006년 맥도널드 LPGA 챔피언십 등 총 5회 메이저대회를 제패했다.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2013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피레이션), 2013~15년 LPGA챔피언십(현 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2013 US오픈에서 우승했다. 박인비는 내달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하면 커리어그랜드슬램(메이저 대회 모두 석권)을 달성하게 된다.

박인비(왼쪽)가 18번 홀에서 남편 남기협 코치로부터 축하의 포옹을 받고 있다. 해리슨=AP연합뉴스
박인비(왼쪽)가 18번 홀에서 남편 남기협 코치로부터 축하의 포옹을 받고 있다. 해리슨=AP연합뉴스

▦ ‘역전의 여왕’ 김세영에 설욕

박인비는 또 4라운드에서 2타차로 추격해온 김세영(22ㆍ미래에셋)을 5타차로 따돌려 지난 4월 롯데챔피언십 패배를 설욕했다. 김세영은 당시 롯데챔피언십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극적인 이글샷으로 박인비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4언더파 278타로 2위를 차지한 김세영은 9번홀(파5)에서 더블 보기를 저지르며 우승에서 멀어졌다.

박인비는 경기 후 ‘메이저대회 6승을 올린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남편(남기협 코치)을 칭찬했다. “2009년께 대회에 출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스윙과 정신력이 무너져 있었다”는 박인비는 “이후 남편을 만났다. 남편을 통해 볼 스트라이킹이 300%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볼 스트라이킹이 우승 가도에 핵심이 됐다. 스윙을 바꾼 것은 지금까지 내가 한 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프로골프 무대에서 활약했던 남씨는 박인비의 개인코치를 맡았다가 지난해 10월 백년가약을 맺었다. 남씨는 이날 박인비가 18번 홀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퍼팅을 끝내자 그린에 올라 함께 ‘축하 물세례’를 받았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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