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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하나만 바꿔도 연기 180도 달라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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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하나만 바꿔도 연기 180도 달라보여"

입력
2015.06.1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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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 어리바리한 한인상역

동그랗고 착한 눈으로 표현

한류 스타로 발돋움을 이미 준비하는 것일까. 이준은 “영어나 중국어를 꼭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4년)
한류 스타로 발돋움을 이미 준비하는 것일까. 이준은 “영어나 중국어를 꼭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 4년)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고 했다. 연기 잘하는 아이돌을 뜻하는 ‘연기돌’에서 어느덧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한 이준(28)이 그렇다.

지난 2일 종영한 SBS ‘풍문으로 들었소’(이하 ‘풍문’)는 그가 지난해 5년 간 활동한 아이돌그룹 엠블랙을 탈퇴하고 처음 도전한 작품이었다.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한 단계 성장하며 재평가를 받았다.

부와 명예를 최고로 여기는 법률가 집안에서 외고를 나와 서울대에 입학하는 수재 한인상은 그저 그런 뻔한 인물일지 모른다. 그런데 이준은 여기에 주관이 없고 어리바리한 표정과 몸짓을 불어넣어 존재감 있게 만들었다. 탁월한 인물 설정은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여 시청률 10%를 넘기는 순항을 이어가게 한 일등공신이다. 12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 본사에서 만난 이준은 “오히려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께서 ‘네가 알아서 해봐’라며 믿고 맡겨 주신 게 도움이 컸다”고 밝혔다.

이준이 열연한 한인상은 알고 보면 만만치않은 캐릭터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혼전 임신한 사고뭉치이면서도 임신한 여자친구 서봄(고아성)을 돌보고 속물근성으로 똘똘 뭉친 부모와도 맞선다. 주연으로 나온 작품이라 봐야 영화 ‘배우는 배우다’(2013), tvN ‘갑동이’(2014), MBC ‘미스터 백’(2014) 등 서너 작품에 불과한 그로서는 복잡다단한 캐릭터 완성이 쉬웠을 리 없다. 그러나 세 작품에서 모두 이준의 연기력만큼은 높은 점수를 받았다. 섬뜩한 사이코패스 류태오(‘갑동이’), 반짝 스타에서 밑바닥까지 추락하는 배우 오영(‘배우는 배우다’), 철없는 재벌 2세 최대한(‘미스터 백’) 등 색깔 있는 연기가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KBS2 ‘아이리스2’(2013)에서 비밀요원으로 출연해 ‘연기돌’로 이름을 알린 이준은 배우로서 가능성까지 펼쳤다. 이제는 연기의 맛을 알아가는 중이다.

“처음 대본을 읽을 때 제 역할을 떠올리면서 만화적으로 표정과 몸짓 등을 상상합니다. 그렇게 캐릭터를 잡아가죠. 최근의 작품들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뭔지 아세요? 바로 눈빛 연기예요. 눈빛 하나만 달라져도 연기가 180도 달라 보이거든요.”

‘배우는 배우다’에서는 슬픈 눈망울을, ‘갑동이’에선 치켜 뜬 매서운 눈을, ‘풍문’에선 크고 동그랗게 착한 눈을 선보인 그다. 하지만 ‘배우는 배우다’의 강한 인상을 지우는 게 힘들었다는 그. 드라마를 하는 내내 “진짜 고등학생 같다” “연기에 물이 올랐다” 등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놀랐다고 한다. ‘갑동이’를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그에게 ‘풍문’ 제작진의 무한 믿음은 연기를 더욱 알차게 했다.

“1회 택시 안에서 임신한 서봄과 키스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10대들의 불안과 두려움 등이 묻어난 신인데, 리허설도 없이 5분이 안 돼 나온 컷이에요. 끊어 찍지도 않았고요. 다시 찍자는 고아성과 제게 안 PD께선 ‘완벽했어. 재촬영 안 해도 돼’라고 하시는데 저를 배우로서 인정해 주신 것 같더라고요.”

이준이 배우로 데뷔한 영화는 ‘닌자 어쌔신’(2009). 가수 겸 배우 비의 아역으로 나와 까까머리에 어설픈 영어대사를 읊어대던 게 엊그제 같은데 다음 달 9일 세 번째 영화 ‘손님’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야망이 가득한 한 시골마을의 촌장 아들로 변신하는 그에게 한국일보 SNS에 올라온 질문을 건넸다. 쥐떼가 자주 출몰하는 비밀스런 한 마을이 배경인 ‘손님’에서 “쥐가 무섭지 않았냐”(선택된 행운아_택운아)는 질문이었다. 그는 “영화 속 인물 중 가장 강인한 역할이기 때문에 쥐를 무서워하지 않은 척하는 연기가 너무 힘들었다. 쥐는 정말 무섭다”고 했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박준호 인턴기자(동국대 불교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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