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전 A조 제2국
백 이동훈 3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6 좌변 전투가 대충 마무리되자 이세돌이 1로 좌상귀를 지켰다. 너무 한가한 것 같지만 실은 정수다. 기왕이면 참고1도 1로 연결하는 게 더 좋아 보이지만 백이 4, 8로 호구 친 다음 9 때 10으로 패를 만드는 수단이 있어서 뒷맛이 고약하다. 이후 18까지 진행하면 좌변 흑돌의 사활이 문제가 된다. (14 … 4)
이동훈이 귀중한 선수를 넘겨받아 중앙을 4로 끊어서 백의 우세가 확실해진 것 같았는데 한 판의 바둑을 이기기란 결코 쉽지 않은 법. 곧바로 이세돌의 반격이 시작됐다. 마치 장문 비슷하게 5로 씌운 게 기발한 착상이다. 6에는 7, 8에는 9로 계속 젖혀서 왼쪽을 희생하는 대신 중앙을 두텁게 만들어 우변 백돌 공격을 노리고 있다.
이동훈이 이를 모를 리 없지만 지금은 달리 반발할 방법이 없다. 10~14 다음 15, 17 때 18로 늘어서 버텼지만 19 때 20의 보강이 불가피하다. 이 수를 두지 않으면 당장 참고2도 1, 3이 성립한다. 결국 흑이 선수로 빵때림을 한 셈이어서 중앙이 엄청 두터워졌다. 21, 23이 놓이자 이제는 정말 우변 백돌이 위험해 보인다. 이동훈이 24로 수습에 나섰지만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 같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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