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병원 격리를 거부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의심환자를 강제로 이송 조치했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 경찰이 의심환자를 물리력을 동원해 강제 격리시킨 첫 사례다.
경찰청 위기관리센터는 병원 후송을 거부하는 메르스 관리대상자 A(66ㆍ여)씨에 대해 지난 12일 강제 격리 조치를 취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남편과 아들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딸과 함께 자가 격리 중이었다. 남편과 아들은 지난달 말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와 함께 있다 감염돼 11일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다.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12일 오전 10시30분쯤 “가족 중 메르스 의심환자가 있는데 병원 후송을 거부한다”는 A씨 딸의 112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보건소 직원, 119구급대원과 함께 A씨의 집으로 출동했지만 그는 병원으로 가는 것을 완강히 거부했다. 결국 보건소 측 요청에 따라 경찰은 오후 2시20분쯤 ‘즉시 강제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경찰관 4명과 보건소 직원 2명이 나서 A씨를 119 구급차량에 강제로 태워 병원으로 옮겼다.
송파구 보건소 관계자는 “딸이 지병이 있는 A씨를 혼자 돌보기 어려워 병원 이송을 요구한 것”이라며 “밀착감시 대상자로서 다른 위급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강제로라도 안전장소인 병원으로 옮겨야 했다”고 설명했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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