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들이 소셜 카지노게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웹보드 규제로 국내 시장에서 외면받던 관련 게임이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 특히 게임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넷마블게임즈가 참여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모나크게이밍랩이 시범 서비스하고 있는 '골든샌드카지노'의 인게임 화면. 골든샌드카지노 페이스북 캡쳐
■ 국내 규제에 해외로 눈 돌린 개발사들
최대 3,500억원으로 추산되는 국내 웹보드 게임의 환경은 상대적으로 해외보다 열악한 편이다. 게임 시장의 유연화를 위해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0월 31일부터 소폭 규제를 완화했지만 제약이 많다는 분석이다.
현행 웹보드 게임 규제안을 살펴보면, 이용자 1명당 구매한도는 현금 기준 월 30만원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다른 이용자로부터 받은 선물용 콘텐츠까지 포함한 수치다. 또 1인 기준 게임머니 손실액이 10만원을 넘기면 24시간 동안 해당 게임을 이용할 수 없다. 상대방을 특정해 게임할 수 없으며, 이용자가 자동으로 게임을 진행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서는 이러한 규제가 없는 편이다. 현재 북미나 중국 등에서는 웹보드 게임을 불법 시장과 엄격히 분리해 정식으로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게임 내 재화를 구매하면, 아이템으로 교환하는 '간접 충전' 형식을 취한다. 이는 게임머니를 환전해 현금화하는 불법 도박게임과 다른 형태다.
에일러스리서치(시장조사업체)에 의하면 세계 소셜카지노 시장은 내년까지 약 5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국내 업체의 점유율은 2% 이하로 알려져 시장 경쟁에 유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치열한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하는 국내 게임사들로선 '소셜 카지노 시장'이 최고의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 기회의 땅? 섣부른 '블루오션' 전망은 위험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웹보드 게임 진출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북미 자회사인 모나크게이밍랩을 통해 소셜카지노를 론칭할 계획이다. 모나크게이밍랩은 지난해 8월 북미 지역에 '골든샌드카지노'를 사전 출시(소프트 론칭)하고 이용자들의 반응을 관찰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도 지난 4월 30일 '시스타카지노'를 대만과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동남아 전 지역에서 동시 출시했다. 이 게임은 페이스북과 함께 안드로이드와 iOS용 플랫폼으로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게임 안정화 과정을 거친 후 대만, 인도네시아에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파티게임즈는 지난달 소셜 카지노게임 '카지노스타'를 서비스하는 '다다소프트'를 인수해 관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게임은 한달 동안 평균 75만명이 이용하며, 관련 게임 순위 16위에 랭크돼 있다.
핫텍도 지난 3일 자사의 스포츠 게임 개발사인 '스포라이브'를 통해 소셜카지노 분야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현재 스포라이브는 나다테크가 개발한 소셜 카지노 게임 '슬로티카'에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또 게임 퍼블리싱을 맡아 본격적인 서비스도 앞두고 있다.
넷마블게임즈도 14일 자회사 '천백십일'을 통해 소셜 카드게임 개발을 알렸다. 천백십일은 넷마블의 고포류(고스톱·포커) 개발자들이 중심이 된 게임 개발사로, 소셜 카드게임을 제작하게 된다.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의 경우 캐릭터 지적재산권(IP)를 이용한 관련 게임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내 개발사들의 해외 소셜 카지노 진출을 두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해당 분야의 게임은 미국 기업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고착화된 시장 구조의 틀을 깨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의 관계자는 "소셜 카지노 게임은 성격상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힘들고, 초기 회원 수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해외 진출이 안정적인 보상을 가져다 줄 수 없는 이유다"고 말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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