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IA '9·11 테러 감사보고서' 공개…"조직적 문제 드러내"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12일(현지시간) 2001년 '9·11 테러' 사건 전후 과정을 조사한 내부 감사보고서를 비밀해제한 뒤 전격 공개했다.
CIA 감사실이 2005년 작성한 약 500페이지 분량의 이 감사보고서에는 9·11 테러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새로운 사실은 없지만, CIA 내부의 테러대응 체계 미흡, 테러를 막지 못한 책임을 둘러싼 내부 논란 등의 내용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보고서는 우선 9·11 테러 이전 첩보 및 테러 대응 체계와 관련해 여러 조직적인 문제(systemic problems)를 노출했으며, 이 때문에 정부가 테러에 앞서 오사마 빈 라덴을 비롯한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추적· 검거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미 고위 관리들은 CIA 감사실 조사에서 알카에다의 공격이 있을 수 있다는 수년간의 경고에도 불구, 오사마 빈 라덴을 붙잡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특히 9·11 테러 전후 CIA 수장이었던 조지 테닛 전 국장의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테넷 전 국장은 알카에다에 대응할 통합적이고 범정부적인 계획을 마련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그럼에도 그런 전략적 계획이 마련되지 않은데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테넷 전 국장에게 있다"고 적시했다.
보고서에는 테넷 전 국장의 반박도 담겨 있다.
테넷 전 국장은 당시 감사관실 보고서에 대해 "터무니없다. 잘못된 것"이라면서 "보고서가 중요한 사실 관계를 간과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는 "보고서는 나의 역할과 CIA 조직원들의 영웅적인 업적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기술하지 않고 있다"면서 "사실 관계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내 업적을 평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테넷 전 국장은 아울러 보고서에서 이전의 빌 클린턴 행정부가 정보기관의 기능을 사실상 파산시키고 대(對)테러 임무를 우선순위로 삼는 것도 거부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워싱턴타임스가 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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