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이쯤 되면 '댄 블랙(27·kt)'의 '마법'이다. kt가 대체 외국인 선수 블랙의 맹활약에 확 달라졌다.
kt는 지난달 28일 외국인 타자 블랙의 영입을 발표했다. 공격력 강화를 위한 극약 처방이었다. kt는 개막 전 투수 3명과 타자 1명으로 외국인 선수를 구성했지만, 투수들의 기복이 계속됐다. 결국 시스코를 웨이버 공시한 kt는 블랙을 영입해 외국인 타자를 2명으로 늘리며 공격력에 기대를 걸었다.
kt의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난 4일 SK전을 앞두고 처음 1군에 등록된 블랙은 12일 넥센전까지 8경기 연속 안타·타점 행진을 벌이며 kt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보통 새로운 리그에 데뷔한 선수들이 적응기간을 거치며 고전하곤 하지만 블랙에겐 '적응기'도 필요가 없다. 이미 8경기 중 7경기에서 멀티 히트를 때려내며 타율 0.529, 3홈런 11타점을 올리며 4번 타자 역할을 확실히 해주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0.600으로 높은 집중력까지 만점이다.
블랙은 "팀에 합류한 뒤 분위기도 많이 바뀌어 기쁘고, 행복하다.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 이어가고 싶다"며 웃음지었다.
블랙을 바라보는 조범현 kt 감독도 흐뭇함을 감추지 못한다. 조 감독은 "아직 모른다. 20~30경기는 봐야지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닌가"라면서도 "블랙과 마르테가 함께 들어가 중심에서 잘 해주니 앞과 뒤도 함께 좋아졌다"고 말했다.
중심타선이 튼튼해지자 상위 타선과 하위 타선도 한결 짜임새를 갖췄다. 5월까지 52경기에서 팀 타율 0.241에 그치며 23개의 홈런에 그친 kt 타선은 블랙이 합류한 지난 4일부터 치른 8경기에서 팀 타율 0.315를 기록하며 팀 홈런은 17개를 쏘아 올렸다. 이 기간 중 팀 타율과 홈런 부분에서 모두 1위다. 팀도 6승2패를 거두며 막내의 반란을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이 블랙을 더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조 감독은 "선구안이 좋은 선수다. 볼 보는 눈이 괜찮은 것 같다. 엉뚱한 볼에 휘두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블랙은 국내 리그 데뷔 후 1개의 볼넷을 얻어내는데 그쳤지만 삼진도 3개로 적었다. 리그 적응 후 '더 무서워진' 블랙 효과를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다.
수원=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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