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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화의 '4번타자' 체험기 "전광판 찍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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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화의 '4번타자' 체험기 "전광판 찍어간다"

입력
2015.06.12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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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 캡틴 조동화는 12일 인천 롯데전에 벤치를 지킬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기 직전 갑작스럽게 4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 예정인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이 아내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인천 송도 자책으로 향했다.

이미 경기 전 양 팀은 서로 선발 출전 명단을 교환한 상황. SK는 롯데에 양해를 구하고 조동화를 브라운 자리에 넣었다. 공식 기록은 선발 출전이 아니지만 조동화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작부터 거포의 상징 자리인 4번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출발부터 좋았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팀이 2-1로 근소하게 앞선 4회말 2사 만루에서 경기 흐름을 가져오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작전 수행 능력과 수비력이 돋보이는 그가 4번 타자답게 클러치 능력을 뽐낸 것이다. 조동화는 이후 6회 삼진, 8회 2루 땅볼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조동화의 성적은 4타수 1안타 2타점.

팀의 8-2 승리에 힘을 보탠 조동화는 경기 후 "휴대폰에 내 이름이 4번에 적힌 전광판을 찍어 가려고 한다"며 웃었다. 이어 "가끔 대주자와 대수비로 4번에 자리한 적이 있어 어색한 것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브라운 못지 않게 승부처에서 결정적인 안타를 날린 것에 대해 그는 "브라운이 있었어도 해결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도 자리가 자리인 만큼 꼭 해결하고 싶었다. 운 좋게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다. 오늘 내가 4번에 나가 이겼으니 브라운에게 자리를 내놓으라고 해야겠다"고 미소를 지었다.

조동화는 타격뿐만 아니라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만드는 주장으로서 역할도 톡톡히 했다. 경기 전 선수들 미팅을 소집한 그는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자고 했다. 각자 포지션까지 전력 질주하고, 견제 시에도 슬라이딩을 하자는 등 여러 가지를 지키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고 밝혔다. 김용희 SK 감독 역시 "선수단 전부가 처음부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좋은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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