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검사 결과 양성 판정… 부산시 1,000명 가까운 접촉자 우려 이동경로 발표
부산에서 2번째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나왔다. 이 환자는 지난달 30일 대전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뒤 14일 가량 아무런 제재 없이 부산시내를 돌아다닌 데다, 발열 증상이 나타난 이후 입원하기까지 5일 동안에도 회사에 출근하고 3곳의 병원을 드나들며 접촉한 사람이 1,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나 부산의 메르스 방역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는 12일 컴퓨터 관련 회사에 근무하는 A(31)씨의 검체를 채취해 부산보건환경연구원에 메르스 검사를 의뢰한 결과 1차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동래구의 한 컴퓨터 관련 업체에 다니는 A씨는 대전 대청병원에서 2주간 파견근무를 한 뒤 지난달 30일 부산의 자택으로 내려온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시가 발표한 A씨의 이동경로에 따르면 A씨는 자택에서 계속 머물다 1일 오전 지하철을 타고 회사에 출근했다. 그는 오후 회사 앞 모 식당과 주점에서 지인과 술을 마시고 귀가했다.
열이 나기 시작한 건 2일이다. 그는 이날도 출근해 근무한 뒤 퇴근했다가 열이 심해지자 택시를 타고 자택 인근의 B병원을 찾아가서 진료를 받았다.
A씨는 3일에도 출근해 일했으며 4일 오전 증상이 심해지자 택시를 타고 자택 인근의 또 다른 C병원을 찾아가서 진료를 받았다.
이후 A씨는 5일에는 집에서 쉰 뒤 6일 저녁 또 다른 병원인 D병원의 응급실을 찾아 진료를 받고 귀가했다.
집에서 쉬던 A씨는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8일 D병원을 다시 찾았고, 병원도 상태가 좋지 않자 바로 입원 조치했다. A씨는 11일까지 일반환자와 함께 3인실에 입원했고, 기침증상이 나타났다.
병원은 12일이 돼서야 수영구보건소에 신고했고 A씨는 부산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한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음압병실을 갖춘 국가지정 격리병원으로 옮겨졌다.
문제는 A씨가 접촉한 사람들이다. 시는 A씨가 출근하고 병원을 전전하는 과정에서 900명 이상을 접촉한 것으로 내다봤다. 시는 A씨 가족을 자택 격리 조치하고, 이동경로를 통해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시는 12일 부산보건환경연구원에 A씨의 메르스 2차 검사를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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