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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감염 잠복기 막바지… '제3 슈퍼 전파자' 출현 여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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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감염 잠복기 막바지… '제3 슈퍼 전파자' 출현 여부 관건

입력
2015.06.1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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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환자 발생 현황/2015-06-12(한국일보)
메르스 환자 발생 현황/2015-06-12(한국일보)

최초 환자 병동 감염 1차 확산 전후

2차 슈퍼 전파자 삼성 병원 옮겨

접촉 감염자들 폭발적으로 증가

여러병원 이동.대중교통 이용 드러나

3차 유행 가능성 배제할 수 없어

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두 번째 ‘슈퍼 전파자’인 14번(35) 환자로부터 시작된 ‘2차 대유행’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12일 14번 환자로부터 추가 감염이 확인된 환자는 4명으로 전날 14명에 비해 대폭 줄었다. 하지만 정부 격리 조치에서 벗어나 있던 환자들이 계속 발생하고,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등장했다. 또 이들이 병원ㆍ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지역 감염과 ‘3차 유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3일째 이어지고 있는 메르스 사태는 지금까지 3가지 주요 변곡점이 있었다. 날짜 별로 이 변곡점들을 짚어봤다.

5월28일…‘같은 병동’ 환자 등장에 보건당국 패닉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확진 환자(68)가 발생하자, 이 환자가 접촉한 사람들 64명을 격리했다. ‘환자와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머물렀을 경우’를 밀접 접촉으로 분류, 이 기준에 해당하는 의료진과 다른 환자, 가족을 격리했다. 1번 환자는 폐렴으로 오인했던 메르스 증상이 완화되지 않자 4개 병원을 옮겨 다녔는데, 5월15~17일 입원했던 평택성모병원은 밀접 접촉 기준에 따라 1번 환자와 2인실 병실을 같이 쓴 환자만 격리했다. 2~5번 환자는 1번 환자의 부인(63), 같은 병실 환자와 그 가족, 의료진이었다. 이들은 모두 격리대상자였다.

그런데 5월28일 평택성모병원에서 1번 환자와 같은 병동에 입원했던 6번 환자(71)가 발생했다. 밀접 접촉 기준에 해당되지 않고, 격리 대상자도 아니었던 사람이 확진 판정을 받자 정부는 부랴부랴 ‘전면 재조사’를 발표했다. 평택성모병원의 같은 병동에 있던 환자들을 모두 추적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병동에 있던 환자들은 대부분 다른 병원들로 옮겨 간 상황이었다. 이 병동에 입원했던 환자 중 확진자는 29일 3명, 30일 2명, 31일 2명, 6월1일 2명 등으로 계속 늘었고, 병문안 온 가족들까지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1번 환자로부터 감염된 환자는 37명이나 된다.

6월4일… 14번 환자에서 ‘2차 유행’시작

1번 환자와 5월 15~17일 평택성모병원 같은 병동에 있었던 14번 환자(35)는 자신이 메르스 감염자인 줄 모른 채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3일(5월 27~29일)간 입원 치료를 받았다. 며칠 뒤인 6월4일, 14번 환자 옆 병상 환자를 진료했던 이 병원 의사(38ㆍ35번 환자)가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첫 환자이자, 서울 지역의 첫 감염자였다.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환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5일 1명에 이어 6일 15명, 7일 17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환자는 63명으로 이날 기준 전체 환자 126명의 딱 절반이다.

특히 서울에서 처음으로 35번 환자가 발생하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환자의 동선을 분석한 결과 접촉한 시민이 1,500여명이 넘는다고 발표했고, 지역 감염에 대한 공포감도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병원 이름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던 보건당국도 방침을 바꿨다.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7일 메르스가 발병한 병원과 감염자들이 거쳐간 병원 24곳을 공개했고, 메르스 확진 권한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해 검사가 빠르게 진행되도록 했다. 하지만 14번 환자와 접촉한 감염자들은 이미 전국으로 퍼져나간 후였다.

더구나 1번 환자에게 감염된 16번 환자(40)도 평택성모병원에서 퇴원한 후 대청병원(25~27일), 건양대병원(28~30일)을 거쳤고, 건양대병원에서 3명, 대청병원에서 5명의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보건 당국의 초기 대응 실패가 전국적으로 확대된 것이다.

12일 대전 서구 대청병원 입구에서 군 의료진이 손 소독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대전시의 요청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대청병원에서 진료 활동을 펼칠 의료 인력을 파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12일 대전 서구 대청병원 입구에서 군 의료진이 손 소독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국방부는 대전시의 요청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대청병원에서 진료 활동을 펼칠 의료 인력을 파견했다. 사진공동취재단

6월12일…14번 환자 잠복기 마지막 날

전체 메르스 환자의 절반을 감염시킨 14번 환자는 지난달 29일 격리 음압병실로 옮겨졌다. ‘슈퍼 전파자’로 불리는 이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최대 잠복기(14일)가 12일로 끝난다. 12일 이후 또 다른 대규모 감염병원이 등장 하지 않는다면 메르스 사태 진정을 조심스레 전망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보건 당국도 메르스 진정과 확산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있다. 14번 환자에게 감염된 환자들이 전국으로 퍼져나가 지역 병원에 입원하면서 고령에 지병을 가진 고위험군과 접촉했기 때문이다. 특히 90번(62ㆍ사망) 98번(58) 115번(77) 환자는 확진 이전까지 아무런 조치 없이 여러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았다. 보건당국은 11일 서울 양천구‘메디힐병원’과 대전 ‘을지대병원’, 경남 ‘창원SK병원’ 3곳을 ‘3차 유행’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다고 지목했다.

또 삼성서울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았던 환자가 10일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2차 유행이 어디까지 번졌을지 가늠하기조차 힘들어졌다. 평택의 경찰인 119번 환자(35)는 아직 감염경로가 정확히 밝혀지지도 않았다. 여전히 전국 곳곳에 불안 요소가 많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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