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大서 물리학 전공
7월에 열리는 명상 힐링캠프 ‘세계 7대 성자 명상대전’에 참가하는 아잔 브람 스님은 이력부터 특이하다. 동양인도 불교신자도 아니었다. 영국 런던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난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열일곱살 되던 해 우연히 접한 불교서적을 통해 자신이 불교도 임을 깨달았다. 그러나 불가에 귀의할 정도의 각성은 아니었기에 케임브리지대 장학생으로 물리학을 전공해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나 풀리지 않는 질문들이 그를 괴롭혔다. 결국 태국으로 건너가 ‘살아있는 붓다’로 불린 ‘아잔 차’를 만나 수행승이 되었고 지금은 호주 보디냐나 수행센터 원장으로 있다. 그의 ‘생각을 사라지게 하는 마음 훈련법’은 호주를 넘어 전세계로 전파되었다. 지금 그의 강연을 직접 들으려면 3년을 기다려야 한다.
아잔 브람 스님과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리랑카에서 명상(참선)을 할 때 그를 처음 알게 되었다. 아잔 브람이 있는 호주의 보디냐나 사원에 스리랑카 스님이 나와 함께 가겠다고 하자 방이 없으니 혼자만 오라고 했다. 그렇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일단 보디냐나 사원에 도착하자 아잔 브람은 “문제 없다”며 맞아주었다.
그런데 스님은 아무 일도 시키지 않았다. ‘쿠티’라는 개인 수행처소에서 늘어지게 잠만 자도, 온종일 책을 읽어도 뭐라 하지 않았다. 용맹정진하던 해인사 행자 출신엔 수행처라는 곳이 너무도 어설펐다. 그런데 그곳에서 수행에 대한 강박관념이 무너졌다. 부여잡는 것이 아니라 놓아버림을 깨달았다.
아잔 브람이 보디냐나 사원을 짓던 초창기 일이다. 절 짓는 일이 시급했지만 인부들을 고용할 형편은 아니었기에 직접 짓는 수 밖에 없었다. 모든 벽돌을 완벽한 형태로 쌓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 했고 마침내 첫 번째 벽을 완성한 후 한 걸음 물러서서 벽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벽돌들은 모두 일직선으로 똑발랐지만 중간에 있는 ‘벽돌 두 장’이 어긋나 놓였음을 알아차렸다. ‘벽돌 두 장’ 때문에 전체를 망쳤다고 생각하자 도저히 참을 수 없던 아잔 브람이 주지 스님에게 여쭈었다. “벽을 허물고 다시 쌓으면 안 되겠습니까” 하지만 주지는 단호하게 고개 저으며 “그대로 두어야 하네”라고 했다.
아잔 브람은 방문객이 올 때마다 ‘벽돌 두 장’을 보게 될까 불안했다. 그런데 서너 달 후 한 방문객이 그 벽을 보고 말았다. 그는 “매우 아름다운 벽이군요”라고 말했다. 놀라서 다시 물었다. “벽 전체를 망친 저 벽돌 두 장이 보이지 않나요” “물론 보입니다. 하지만 더 없이 훌륭하게 쌓아 올린 998개의 벽돌들도 보입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다시 보디냐나 사원을 찾았을 때 아잔 브람은 한국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제가 한국에서 배운 단어는 ‘천천히’입니다. 한국인은 너무 급해요. 그렇게 서둘러봤자 결국 도착하는 곳은 무덤이에요.” 아잔 브람은 명상의 참된 목적을 “친구들에게 자랑할 만한 근사한 어떤 것을 얻고자 하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을 놓아버리는 것”이라고 말하며 “명상을 할 때 노력을 어디로 기울여야 하는지 알려면 목표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우선해야 하고 이를 위해 “놓아버리는 마음 계발ㆍ노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놓아버리기’ 위한 구체적인 명상 훈련법은 1단계에서 7단계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일반인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 현재순간 알아차리기(1단계)에서는 “과거와 미래를 모두 놓아버리는 것으로 이로 인해 평등하고 자유로워짐을 느낄 수 있다”며 “오직 ‘지금이라는 순간’만을 아는 것이 바로 ‘알아차림’”이라고 말한다. 선정(7단계)까지 명상 훈련을 마치고 나면 비로서 “수행이 깊어져 고요한 멈춤 속에서 머룰 수 있을 때 장애에서 자유로운 마음을 알게 되는 상태”에 이른다.
각산 스님ㆍ참불선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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