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공세에 대응 새 軍기지 건설
군사고문단 450명 추가 파견 승인
미국이 이라크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대응하기 위한 군사기지를 추가 건설한다고 12일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라크 내 군사기지 증설은 미군 증파를 전제로 하는 것으로, 미국의 이라크 개입은 점점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11일 안바르주 동부 알타카둠 공군기지 내 새 군사기지 설치 및 미군 450명 투입 방안을 승인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12일 이라크 안바르주에 들어설 새 군사기지에서 이라크군 훈련 계획이 성과를 거두면 다른 지역에도 군사기지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뎀프시 의장은 안바르주 외에 “바그다드에서 티크리트로 가는 길목, 아니면 더 북쪽 키르쿠크와 모술로 향하는 길목 같은 전략적 지역에 군사기지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알타카둠 군사기지는 우리가 이라크 전역에 설치하려는 기지(군사훈련소)의 모범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설치되는 군사기지는 이라크에서 급속히 세를 불려가는 IS에 맞서는 전진 기지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알타카둠 군사기지에서 이라크 정부군과 친정부 수니파 부족들에 대한 군사훈련과 함께 고문 및 지원 업무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뎀프시 의장은 이러한 군사기지를 통한 이라크군 훈련 계획을 ‘수련 받침’(lily pad) 작전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수련이 연못 전체에 퍼지듯 안바르주 군사기지에서의 훈련이 이라크의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 파견된 미국 군사고문단은 현재 3,080명으로, 이번에 확정된 450명을 포함하면 총 3,500여명으로 늘어난다. CNN은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앞으로 모두 3, 4개의 군사기지가 추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보도해 이라크에 파견된 미군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의 이번 군사기지 설치 계획은 안바르주 주도인 라마디가 최근 IS에 함락되면서 110㎞ 떨어진 수도 바그다드까지 위험에 처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달 IS가 이라크의 주요 도시들을 장악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IS 대응 실패에 대한 비판에 직면했다. 이번에는 미국이 라마디 탈환에 나선 이라크 정부군을 총력 지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군사기지 확대ㆍ증원 방침은 6년 전 이라크와의 ‘깨끗한 단절’을 약속하며 대통령이 된 오바마 정부의 이라크 전략에서 중대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으며 뉴욕타임스는 군사기지 확대 계획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우선 이라크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